폴란드에 파견돼 외화벌이에 동원된 북한 노동자들이 폭언과 구타에 시달리는 등 가혹행위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건도 열악해 현지 언론들은 이를 두고 ‘노예노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씩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하고도 월 평균 150~300달러의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특히 외화벌이 확대를 위한 해외 노동자 파견이 늘면서 작업장과 공동 숙소에서 군대식 규율과 처벌이 강조되면서, 인신모독과 구타가 심심찮게 자행되고 있다.
지난 7월 바르샤바 인근에서는 고참 북한 근로자들이 신참에게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는 이유로 폭언과 함께 집단 구타를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그단스크에서 ‘고참에게 반항했다’는 이유로 집단 구타 사건이 발생해 주모자가 북한으로 소환됐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에 파견돼 주로 건설현장이나 조선소, 농장 등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수는 대략 500~800명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폴란드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작업 조건과 생활환경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폴란드의 유력 주간지인 ‘뉴스위크 폴스카’는 최근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생활 여건은 10년 가까운 해묵은 문제”라며 “2006년 3월 그단스크 조선소에서 일하는 북한 용접공의 살인적인 노동여건을 폭로했지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북한 노동자들은 휴일도 없이 하루 12시간씩 용접을 하고 빈민가의 낡은 숙소에서 이웃과 접촉이 차단된 상태에서 집단으로 거주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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