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제주도 정물오름 등산로 사이에 낮게 깔린 억새를 보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제주에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봉우리 같은 크고 작은 368개의 오름이 있다. 가을철에는 억새가 장관을 이뤄 관광객 발길을 끈다. |
오름은 가을철이면 억새가 장관이다. 제주도 억새 하면 노꼬메오름과 세별오름 등 이름난 곳이 많지만 기자가 찾은 곳은 찾는 이들이 많지 않고, 쉽게 오를 수 있는 정물오름이다. 표고 469m로, 서북쪽으로 넓게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가진 오름이다. 오름 서북쪽으로 두 팔을 벌린 형태의 비탈 아래 기슭에 ‘정물’이라 불리는 쌍둥이 샘이 있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정물오름은 오르기 쉬운 데다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조용한 사색을 원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
제주 정물오름. |
정물오름은 제주 제일의 명터로 여겨진다. 안내인에 따르면 옛날에 금악리에 살던 강씨 성을 가진 이가 죽었는데, 그가 키우던 개가 죽은 이의 상체 옷자락을 물고 이곳에 끌고 와서 엎드렸고 한다. 알고 보니 그 개가 엎드린 곳이 바로 옥녀금차형(玉女金叉形: 옥 같은 여자가 비단을 짜는 형국)의 명당이라고 한다. 이후 그 개도 한 식구로 살다가 그의 곁에 묻혔다. 그래서 이곳에는 강씨 성을 가진 이들의 묘가 많다. 이곳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제주 오름에는 제주인들의 무덤이 있다. 제주 사람들은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곶자왈 정글공원 '환상숲' |
다음으로 찾은 곳이 현경면 곶자왈 정글공원인 ‘환상숲’이다. 곶자왈은 각각 숲과 자갈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 ‘곶’과 ‘자왈’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다.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凹凸)형이 만들어진 지형이다. 용암이 남긴 이 같은 신비한 지형 위에서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돼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이곳의 특징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는 점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방한계식물과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한다.
제주 녹차미로 공원. |
서귀포시 색달동에 있는 제주다원·녹차 미로공원은 약 16만5000㎡(5만평) 차밭을 배경으로 펼쳐진 차 명소다. 중문관광단지에서 10여분 걸리는 곳으로 차밭에 1, 2, 3코스의 미로를 만들어 놓았다. 입장객에게는 가마솥, 덖음차, 홍차, 야생차, 보이차 등을 제공한다.
제주=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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