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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왜 혼자 사냐고?"

입력 : 2015-11-21 05:00:00 수정 : 2015-11-21 10: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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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근처에서 자취중인 직장인 김모(31)씨는 간단한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집 근처 대형마트를 찾았다. 처음엔 재료만 구입할 생각이었지만 마트에서 우연히 게임기를 보고 구입을 결심했다. 김씨는 "두 어달동안 술자리를 몇 번만 줄이면 된다는 생각에 샀다"며 "내 월급 중 일정 부분만 저축하고 나머지는 쓰고 싶은 만큼 사용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1인 가구 소비성향이 전체 가구보다 7% 높은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오락·문화 비중의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산업경제연구원(KIET)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은 80.5%로, 전체 가구인 73.6%보다 6.9% 높게 나타났다. 100만원을 번다고 가정하면 1인 가구는 80만5000원을 쓰고, 다인 가구는 73만6000원을 소비하는 것이다.

◆1인가구 80만원 쓸 때 다인가구 73만원 소비

2013년 1인 가구가 가장 높은 비중의 소비를 보인 것은 주거비로 전체의 19.1%를 차지한다. 이어 ▲식료품 15.5% ▲음식 및 숙박 12.5% ▲교통 10.4% ▲보건 9% 등의 순이다. 2006년과 비교해 볼 경우 오락·문화 부문이 연평균 6.0% 늘어났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3.7%), 보건(3.4%), 의류·신발(1.3%) 등도 증가세다. 교육 지출비용과 주류 및 담배소비는 각각 평균 3.9%, 1.0%씩 줄었다.

3인 이상 가구의 경우 ▲교육 14.0% ▲음식 및 숙박 12.9% ▲식료품 12.8% 등의 소비세를 보였고 통신비(평균 증가율 3.9%)과 보건(3.5%)에 대한 지출이 늘었다. 식료품과 상품 및 서비스 이용은 각각 1.3%, 1.4% 줄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소비가 2030년 194조원을 차지할 것이라면서 젊은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이·미용서비스업, 오락 및 문화 등의 산업이,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의료 및 복지시설 이용산업의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2035년에는 세 가구 중 한 집은 독거가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1980년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4.5%에 불과했으며 1990년에도 9%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1인 가구는 27.1%로 늘었으며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져 2025년 31.3%(685만2000가구), 2035년에는 34.3%(762만8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 세 가구 중 한집 독거가구 될 듯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속도도 빠르다. 미국은 경우 1인 가구 비중이 42년새 9.6%포인트 증가, 26.7% 수준에 이르렀지만 한국의 경우 35년만에 22.3%포인트 증가했다.

사회적 관점에서 1인 가구의 증가는 각종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이는 소비 확대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경제활동 인구의 1인당 가처분소득을 146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1인 가구는 114만원(78.0%)을 쓴다. 하지만 2인 가구의 1인 소비는 105만원(71.9%)에 불과하다.

특히 2020년 가구구성 변화에 따른 소비 변화를 추정해 보면, 고령화는 소비를 -1.6% 낮추지만 1인 가구 및 가구원수 감소는 전체 소비를 3.1%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06년 전체 민간소비의 3.3%(16조원)에 불과했던 1인 가구 전체 소비지출 비율은 2010년 11.1%(60조원)로 확대된 이후 2020년 15.9%%(12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례는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연방소비자지출 설문조사를 보면 1인 가구의 연간 지출은 3만4471달러로 나타났다. 고소비가구계층 중 자녀가 없는 부부가구의 구성원(1인당 2만8017달러)보다 많이 쓴다. 고소비가구 중 자녀가 있는 경우 2만3179달러를 소비, 1인 가구의 연간 지출보다 낮았다.

일본 역시 2011년 말 기준 1인 가구 평균 소비는 다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보다 1.7% 높게 나타났다. 일본종합연구소와 후생노동성이 2005년부터 5년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변화를 연구한 결과, 가구원 감소로 인한 소비증대 효과는 2.7%였고 고령화 효과는 -0.7%에 불과했다.

LG경제연구원은 "1인 가구 증가가 인구고령화 등으로 위축된 소비를 상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혼자 사는 이들이 비만이 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운동영양학과(Exercise and Nutrition Sciences) 캐서린 한나 박사 연구팀은 41개의 기존연구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혼자 살기'와 '음식 및 영양소 섭취'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본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혼자 살면 더 뚱뚱해질 확률 높아진다

1인 가구의 비만 확률이 더 높은 원인은 이들이 몸에 나쁜 식단을 선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한나 박사는 "혼자 사는 사람들은 한정된 종류의 음식을 먹는다"며 "채소나 과일·생선 등 일부 필수 식품군을 조금 먹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음식 섭취를 권하는 사람이 없고, 홀로 식사를 하는 탓에 식사량 조절이 어렵다는 점 또한 식습관 악화에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과일·채소·생선 같은 식품은 구매 및 섭취 주기가 빨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다. 아울러 심리적 이유도 있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노년층 영양실조의 큰 원인 중 하나가 그들의 외로움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재정 수준에 맞춘 다양한 조리법을 시민들에게 가르칠 수 있어야 하고, 적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건강한 식료품이 많아져야 한다"며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식사할 기회가 마련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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