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북웨일즈 린 브레닉호 주변에서 현대자동차의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랠리카 i20를 타 본 기자들의 한결같은 소감이다. 10년 동안 자동차 담당을 했다는 한 베테랑 기자마저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날 체험 장소는 총 3.63㎞로 실제 WRC 경기가 진행됐던 19번 스테이지 바로 건너편 길이었다.
웨일지 랠리 특유의 비포장 흙길로 90도 이상 급격한 코너가 세 차례 정도 있었고 그 중 한번은 180도에 가까운 헤어핀 구간도 있었다.
WRC에서 i20 랠리카를 직접 모는 유명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이 운전대를 잡고 기자는 위아래가 붙어 있는 전용 경기복과 목 보호대까지 착용하고서 옆자리에 올라탔다. 누빌은 지난해 독일 랠리에서 우승한 스타 선수다.
차를 타는 시간은 불과 3~4분에 불과했지만 이 시간이 결코 짧게 느껴지지않을 만큼 강렬한 느낌을 줬다.
본격적인 랠리 코스에 접어들자 누빌이 잠시 차를 멈춘다. 기다리던 스탭이 손가락으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모든 손가락이 접히는 순간 롤로코스터에서도 맛보지 못한 압도적인 주행이 시작됐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기도 어려운 비포장 비탈길에서 코너링을 할 때마다 바퀴 아래로 무섭게 튕겨나가는 자갈의 느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구릉을 넘을 때면 차가 산을 뛰어넘을듯 튀어 올라 손잡이를 저절로 잡게 되고 식은땀마저 났다.
급격히 코너링을 할 때는 차 뿐만 아니라 온몸이 밖으로 튕겨져나갈 것 같았다. 일부로 차를 미끄러지게 하는 드리프트 주행 때문에 앞으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차가 옆으로 주행하는 느낌이었다. 90도 경사면에서도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시속 100㎞에 가까운 주행을 거듭해 이러다가는 차가 전복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더욱 빠르게 코너를 돌려고 아예 한쪽 바퀴는 길과 나무 사이를 스치면서 지나갔고 온 몸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꼼짝할 수 없었다.
짧은 체험이 끝나자 누빌은 창백해진 기자를 찬찬히 살피더니 "처음 타보는 거냐. 괜찮으냐"고 물어봤다. 그에게 엄지손가락을 쥐어 보이고 차 밖으로 내렸더니 다리에 힘이 풀려 잠시 주춤거릴 정도로 강렬한 경험이었다.
다른 기자들도 모두 상기된 표정으로 랠리카 체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앞으로 누군가 자동차 랠리를 보면서 "시시하다"고 말한다면 한번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랠리카는 상상 그 이상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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