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36·여)씨는 지난 6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A씨와 교제했다.
같은 달 정씨는 "당신의 아이를 임신했으니 부모님을 찾아뵙고 싶다"고 A씨에게 말했다.
하지만 정씨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이 없고 이미 결혼한 남편과 자녀 2명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A씨는 부모님에게 정씨를 소개시켜줬다.
정씨의 사기행각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씨는 자신을 예비 며느리로 생각한 A씨 어머니로부터 시가 5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 등 패물을 받아 챙겼다.
카드값 채무액만 1500만원에 달하던 정씨는 이런 사실을 숨긴 채 A씨 어머니에게 카드값 200만원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A씨 가족을 대상으로 한 정씨의 범행은 점점 대담해졌다.
지난해 8월 A씨 어머니에게 본인 명의 부동산이 있는데 세금이 1억원 나와서 2000만원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정씨 명의 부동산은 애초 있지도 않았으며 1억원의 세금이 부과된 사실도 모두 거짓말이었다.
정씨는 A씨 어머니에게 1800만원을 송금받았다.
정씨의 사기행각은 대상을 가리지 않았다.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데 세금이 많이 나와 급전이 필요하다며 땅 명의를 변경해주겠다고 속이고 또 다른 피해자 B씨로부터 2550만원을 받아 가로채기도 했다.
또 지난 3월 택시기사 C씨를 상대로 수원 공설운동장 부근에서 창원시 진해구까지 태워주면 요금 50만원을 주겠다고 속여 2차례에 걸쳐 수원~진해를 왕복하면서 요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심지어 수중에 돈이 없는 데도 속여서 화장품을 구입하고 렌터카를 빌려 타고 다니기도 했다.
창원지법 형사1단독 서동칠 부장판사는 24일 5건의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서 판사는 "동종범죄로 수차례 형사 처벌 전력이 있는데도 범행을 반복하고 사실혼 배우자와 2명의 자녀까지 있으면서 성관계를 빌미로 임신했다고 속이고 결혼할 듯한 태도를 보여 금전을 편취한 수법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 자녀들을 양육해야 하는 처지임을 호소하고 재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 점은 참작한다"면서도 "수사기관 출석요구에 불응해 체포됐다가 석방된 후에도 출석에 불응해 구속됐고 그 기간 동안 추가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변제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서 판사는 A씨 어머니가 정씨를 상대로 낸 배상명령 신청은 각하했다.
<뉴시스>뉴시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