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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가는 길… 하늘도 '펑펑' 울다

입력 : 2015-11-26 18:19:47 수정 : 2015-11-27 01: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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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에도 추모 열기 고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엄수된 26일 경남 거제 생가를 비롯한 전국은 우리나라 민주화에 큰 발자취를 남긴 고인의 명복을 빌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쌀쌀해진 날씨에 눈까지 내렸지만 마지막 길을 떠나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추모 열기를 꺾지는 못했다.

이날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 분향소에 모인 주민과 추모객들은 눈물로 김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추모객들은 하루 전 내린 비로 기온이 영상 1도까지 떨어지고 세찬 바람이 부는데도 불구하고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YS의 추억 고스란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손 성민씨(오른쪽)가 26일 오후 김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을 마친 뒤 서울 상도동 사저에 들러 고인의 영정을 손에 쥐고 거실을 둘러보고 있다. 김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왼쪽 두번째)는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제원 기자
영결식이 열린 이날 오후 2시 배성권(38) 이장 주도로 마을 주민과 추모객 100여명은 분향소 입구에 놓인 ‘조류 화환’ 속에 든 문조 4마리를 꺼내 “먼 길 떠나는 대통령님의 길동무 하시라”며 하늘로 날려 보내려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그만뒀다. 대신 날씨가 따뜻해지는 내년 4월 한식 때 김 전 대통령 묘소에서 문조들을 날려 보내기로 했다. 꽃으로 단장된 흰색 새장 안에는 문상 때 주로 동원되는 문조 2마리씩이 들어있었다.

이어 주민들은 “우리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겠다”며 마을회관으로 이동해 TV를 통해 영결식 과정을 지켜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눈물의 대계마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6일 오후 김 전 대통령의 고향마을인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 경로당에서 한 주민이 TV를 통해 영결식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거제=연합뉴스
김 전 대통령과 이 마을에서 태어나 같이 자랐다는 전정순(87) 할머니는 “동네 골목을 함께 뛰놀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그 동무가 이제 하늘나라로 가버리면서 내 자신의 몸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 같다”며 연신 손등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쳐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후 대계마을 주민 250여명은 매일 마을 교회에서 추모 예배를 올렸으며 집집마다 조기를 내걸고 명복을 빌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의 추모 열기는 영결식이 열린 이날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시내 12곳의 분향소에는 모두 3만289명의 추모객이 다녀갔다. 김 전 대통령의 모교인 서구 경남고 국산기념관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동문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경남고 서강태 교장은 방명록에 장문의 추모글을 남겼다. 그는 “대한민국의 민주화, 군정종식, 문민정부 탄생,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실현 등 대통령께서 남기신 위대한 업적들은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크게 빛이 날 것”이라고 적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작성한 조위록 모습들.
광주시청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이날 눈이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1000여 명의 추모객이 다녀갔다.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은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5·18특별법 제정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울산시청 2층 시민홀 등 5곳의 분향소에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모두 5525명이 찾아 고인의 생전 업적과 넋을 기렸다. 강원지역 18개 분향소에도 정파를 떠나 도내 각계 인사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전국 주요 도시에 차려진 김 전 대통령 분향소는 이날 영결식이 끝난 뒤에도 추모객을 받았다.

창원·광주·부산=안원준·한현묵·이보람 기자 am33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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