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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 후강퉁… 높은 변동성에 관망세 지속

입력 : 2015-11-29 20:21:15 수정 : 2015-11-29 20: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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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 성적 기대 못미쳐
“후강퉁은 지독하게 실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후강퉁 출범 1년을 분석한 기사에서 “흥분은 단지 6개월에 그쳤다”며 “외국인 자금을 그러모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17일 홍콩 및 해외 투자자가 홍콩거래소를 통해 상하이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한 ‘후강퉁’이 시행된 지 1년이 넘었다. 성장성은 높지만 저평가된 기업이 다수 포진한 중국 증시가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으로 시작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 그러나 지난 1년이 중국 증시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겪은 성장통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아직 중국은 외면하기 어려운 투자처”라며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출렁이는 주가에 거래 위축

지난 1년 동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후강퉁이 시작된 지난해 11월17일 2474.01로 시작한 상하이종합지수는 그해 12월 3000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이 지수는 4월 4000선을, 6월 5000선을 넘었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발표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투자자금이 증시에 몰렸다. 그러나 이후 과열 투자 양상은 급격히 식었다. 지수가 급강하하면서 6월12일을 기점으로 단 17거래일 만에 시가총액의 3분의 1이 증발했다. 3000선까지 붕괴되며 추락하던 지수는 9월 들어 안정을 찾았으나 작은 변수에도 크게 흔들리는 변동성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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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지수가 예측할 수 없이 움직이면서 투자자들의 거래는 크게 줄었다. 지난 1년간 상하이거래소에서 거래된 외국인 매매 총액은 1조5400억위안(약 277조7000억원)이었다. 순매수액은 898억위안으로, 총한도액의 30%에 불과하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도 소극적이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7일 후강퉁 시행 이후 지난 16일까지 1년 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총 매매 규모는 12조8874억원이다. 후강퉁 거래 첫 1개월 동안 2793억원이던 매매규모는 시행 후 5개월엔 2조6103억원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가 출렁이면서 10월 들어 매매 규모는 3000억∼4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년 후강퉁 전체 매매액 중 한국인 투자자 매매 비중은 월평균 5.1%였으며, 11월에는 2.6% 수준으로 감소했다.

WSJ는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와 위안화 약세,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자본이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간 것이 중국 증시 약세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성장 성과도…내년 기대

그러나 후강퉁 시행 이후 중국 증시가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도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후강퉁 실시 이후 1년 동안 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 시가총액 규모가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매와 자본재, 증권, 부동산 업종은 80% 이상 주가가 상승하며 수혜를 입기도 했다.

정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 계좌 수와 투자 가능 펀드 수 증가 등 투자 저변이 확대됐고, 정부는 직접 통제 대신 시중 유동성 공급 등 간접적 개입으로 태도를 바꿨다”며 “1년 동안 중국 증시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했지만 개선된 부분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의 보수적 관망세는 당분간 지속하겠지만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과 증시 활성화 의지가 강한 만큼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팡싱하이(方星海)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은 지난 17일 후강퉁 1년을 기념하는 좌담회에서 “지난 1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후강퉁 교역 한도와 거래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후강퉁에 이어 상하이와 홍콩 채권시장 간 교차거래인 채권 후강퉁 시행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시행,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 등도 매수세를 유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본토 주식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내수소비재, 헬스케어, 친환경 관련주들에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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