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구 안 가고 새 계좌 튼다…신한은행 비대면 실명확인 업무시작

국내 최초…임종룡 금융위원장 국내 1호 '비대면 방식' 계좌 개설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도 새 계좌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영상통화·휴대전화 인증이나 생체인증 등의 방식으로 본인 신분을 확인하는 비대면 실명확인이 허용된 데 따른 것이다.

신한은행은 2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시연회를 열고 비대면 방식을 적용한 계좌개설 업무를 시작했다.

비대면 실명확인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권에서 최초로, 해외에서도 일부 인터넷 전문은행에서만 이를 활용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이달부터 금융거래 시 실명확인을 비대면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1993년 금융실명제 도입 당시 실명 확인은 대면으로 해야 한다고 했던 유권해석을 22년 만에 바꾼 것이다.

금융위는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으로 소비자의 신분증 사본 제시, 영상통화, 현금카드 전달 시 신분 확인, 기존 계좌 이용, 생체인증 등을 제시하고, 이 중 2가지 이상의 수단을 의무적으로 병행하도록 했다.

이밖에 휴대전화 인증이나 개인정보 검증을 추가로 거치도록 권고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내부 안정성 테스트와 1개월간 금융보안원의 보안성 테스트를 거쳐 비대면 실명확인에 기반한 금융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이 서비스의 하나로 이번에 선보인 것이 모바일 기기에 특화한 '써니뱅크(Sunny Bank)'다.

써니뱅크는 비대면 계좌개설을 위해 신분증 촬영 전송, 영상통화 또는 기존계좌 활용, 휴대전화 인증으로 이어지는 3중 확인절차를 적용했다.

계좌 신청자가 스마트폰으로 본인인증을 받은 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촬영해 전송하고, 상담원과의 영상통화를 거치면 새로운 계좌번호가 부여된다.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서 스마트폰만으로 계좌개설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자동화기기에서 창구업무를 처리하는 스마트점포인 '디지털 키오스크'도 함께 서비스를 시작했다.

키오스크에 신분증을 넣고 영상통화 또는 손바닥 정맥지도 인증(바이오인증)을 거친 뒤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나 전화(ARS) 인증 절차를 추가로 밟으면 창구 직원을 통하지 않고도 통장·카드 발급, 예금가입 등 기본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시연회에 참석해 직접 계좌개설을 신청하고 국내 1호 비대면 실명확인 통장을 발급받았다.

임 위원장은 '써니뱅크'에 접속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인증 절차를 밟고 나서 신분증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전송했다.

이어 상담원이 영상통화 기능으로 임 위원장 본인임을 확인하자 곧바로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임 위원장은 시연회에서 "신한은행이 국내 최초로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을 도입해 온라인 원스톱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탄력점포를 운영함으로써 고객의 편의를 한층 높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다른 시중은행들도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비대면 실명인증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대면 실명 확인을 도입하는 은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지점을 따로 두지 않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비대면 실명인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어서 인터넷은행이 내년 중 영업을 시작하면 비대면 실명인증 서비스가 보편적으로 정착될 전망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