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는 지난달 전 세계 시장에서 작년 같은달에 비해 4.9% 증가한 45만1천838대를 판매했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해 대비 6.8% 늘어난 28만6천303대를 팔아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같은 쌍끌이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지금도 매일 오전 6시 서울 양재동 본사로 출근해 업무를 직접 챙기는 정몽구 회장의 현장 리더십이 있다.
1938년 3월생으로 팔순을 바라보는 정 회장은 그룹 현안이 있으면 본사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현장을 찾아가 직접 점검한다.
현대기아차 직원들은 일과 중에 헬기 소리가 나면 '회장님께서 또 어느 현장인가 찾아 가시는구나'라고 짐작하게 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현대차의 연구개발기지인 남양연구소를 헬기를 타고 방문해 연구진으로부터 신차 개발과 관련한 보고를 받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아마 대기업 오너 중에서 정 회장처럼 매일 새벽에 출근하는 총수는 매우 드물 것"이라며 "이는 현대차의 의사 결정이 빠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12월 말 정기 인사를 하지만 현안과 관련한 이슈가 있으면 수시로 인사를 단행하는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8월에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토종업체들의 저가공세에 밀려 부진한 실적을 나타내자 현대차그룹은 즉각 중국담당 수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고 반격에 나섰다.
정 회장이 직접 업무를 챙기고 부서장의 면면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조치였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정 회장이 요즘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지난달 고급차 브랜드로 새롭게 런칭한 '제네시스'의 성공이다. 오는 9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EQ900 발표회에도 참석해 행사를 주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달 중순에는 세계 각국의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60여명을 불러 모아 제네시스 브랜드의 활로를 모색하고 해외판매 확대를 독려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한 인사는 2일 "정 회장께는 대충 둘러대는 보고를 하면 안된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파악해서 다시 보고한다고 해야지 둘러댔다가는 박살이 난다"며 "주요 현안은 한번 보고를 받으면 다음에 '그거 어떻게 됐느냐'고 다시 확인하기 때문에 후속 처리도 꼼꼼하게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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