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정부에 인수·합병 인가 신청서를 낸 데 이어 설명회를 열자 KT와 LG유플러스는 즉각 반박자료를 내며 비판에 나섰다. 이통사들이 ‘생존의 문제’라며 사활을 걸고 있어 정부의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여론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CJ헬로비전 인수 및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 관련 설명회를 열고 “합병법인을 통해 미디어 생태계 육성에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약 7조5000억원의 생산유발 및 4만8000여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이형희 SK텔레콤 MNO(이동통신망사업자)총괄은 “새롭게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해 문화·콘텐츠산업 발전을 선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 편익을 증대하고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입자 유치 위주의 양적 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 중심의 질적 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미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설명회가 끝나자 KT와 LG유플러스는 곧바로 각각 반박자료를 내며 정면 비판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인수·합병은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동통신 지배력을 방송시장까지 확대해 시장을 독점하려는 것이 주 목적”이라며 “5조원 투자 계획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존 투자액을 단순 합산한 것에 불과해 생산·고용 유발효과 역시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맞섰다. KT 역시 “케이블TV와 이동통신은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인수·합병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는 무관하다”며 “시장 지배력을 유선·방송시장으로 전이하려는 것은 질적 경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논란은 미래부의 인가 결정이 나오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내년 2월 안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느냐가 미래부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이통사들이 앞으로도 설명회나 자료를 통해 입장을 발표하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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