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든은 “10%도 안 되는 부자들은 금융회사에서 조언을 많이 받지만 90%는 그런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35세 평범한 직장인이 자격 있는 파이낸스 어드바이저에게 ‘월급에서 몇 퍼센트를 떼서 이런저런 자산에 투자하라’ 식의 뻔한 얘기를 듣는 데도 300파운드(54만원가량)는 줘야 하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10대 청소년 역시 흥미롭고 효과적인 금융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MyBnk 최고경영자 가이 릭든(왼쪽)이 그래피티로 장식된 사무실 중앙벽 앞에서 강사 토페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그는 “정부, 은행, 학교, 비영리단체 등 모든 주체들이 참여해 2025년까지 25세 이하 모든 젊은이에게 고급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면서 “할 일이 많다”고 했다. “돈 관리의 지식과 함께 자기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와의 인터뷰는 100년된 제조업 공장건물을 내부 인테리어만 바꾼 MyBnk 본부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정부는 MyBnk 식의 금융교육을 하지 않는가.
“정부는 관련 정책을 세울 뿐이다. 지금 정부는 직접 돈 쓰는 것을 싫어한다. 금융회사에서 낸 기부금이나 부유한 사립학교는 학교예산으로 금융교육이 이뤄지는 것을 유도한다. 비영리단체들은 구체적 성과, 예를 들어 청소년 금융교육으로 취업률이 높아졌다거나 이런 성과가 있을 때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 그냥 돈을 주지는 않는다.”
-MyBnk의 교육 프로그램은 뭐가 다른가.
“단순히 금융교육을 받으라고 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나 ‘니 돈 어떻게 쓸래’라고 묻는 식으로 방법을 달리하면 동기부여가 된다. 정부의 사고는 굳어 있다. 우리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정부보다 잘 할 수 있다. 강사들도 전문 금융인이 아니라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을 채용한다. 그들의 전공은 경제나 금융 관련일 수도, 아닐 수도 있으며 대학을 나오지 않은 경우도 있다.”
-교육프로그램을 수출하기도 하나.
“프랑스, 터키, 브루나이, 우간다, 이탈리아, 아일랜드에 우리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우리는 아직 작은 조직이라 무료로 할 수 없고 얼마의 돈을 받고 해준다.”
-금융교육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고 개선하도록 하는 역할도 하는가.
“정부가 정책을 세우는 데 우리도 관여한다. 정책 비판이라기보다 정부 정책입안 그룹에 참여해 조언하는 식이다. 금융교육 커리큘럼(교과과정)을 바꾼다든지 할 때 참여해 발언하며 1대1 미팅도 한다.”
런던=류순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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