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미국 증시에서 수익률 상위권에 오른 종목들을 보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기술 관련 기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종목 중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지난 1년 전과 수익률을 비교하면 통신 관련 기업인 아마존닷컴과 넷플릭스가 각각 114.8%, 98.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술주인 일렉트로닉아츠(71.9%), 통신주 케이블비전시스템스(67.5%), 기술주 액티비전 블리자드(62.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 증시를 주도한 종목들은 대부분 소비재 관련 주식이다. 같은 기간 필수소비재주인 한미약품이 846.2% 올라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경기소비재인 GS리테일 주식이 140.4%, 필수소비재 주식인 크라운제과가 138.8% 올랐다. 이어 통신주인 동원시스템즈가 137.1%, 필수소비재주 일양약품 132.9%로 동원시스템즈를 빼고 상위 5위 안에 소비 관련 주식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같은 미국과 한국 증시의 차이는 스마트폰이나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있는 거대한 환경 변화를 주도할 만한 아마존이나 구글 등과 같은 기업의 유무에서 갈린다. 장치산업 위주인 우리 기업들의 몸은 너무 무겁다 보니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었고, 이를 위한 정부의 행보도 더뎠다.
하지만 내년엔 한국 증시에서도 기술주의 수익률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이 조직을 슬림화하며 구조개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규제 완화 정책도 내년부터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주식시장에서 최근 트렌드인 친환경 관련 기술 기업과 인터넷 관련 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삼성증권 박성현 연구원은 “미래 키워드인 기술과 환경, 규제 완화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재장전할 때”라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2차전지, 태양광 관련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내년 신흥국 경제 및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미국 금리 정상화와 국제원자재 가격 흐름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소폭으로,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 금리 인상의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글로벌 위기로 발전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 신흥국의 해외자금 이탈, 통화 약세는 일정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은 이미 예고됐고,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다 보니 초기 충격은 제한적이고 악영향도 조기에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 과거와 달리 신흥국들은 외환보유액 확대 등 외화 유출에 대한 방어력을 높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더라도 신흥국들의 경제는 ‘위기’보다는 ‘불안’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신흥국의 금융안정성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보니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윤항진 연구원은 “국내총생산(GDP) 상승률, 단기외채 비중 등 경기 지표를 기준으로 신흥국의 안정성을 평가해 보면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터키 등은 대외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반면 중국 멕시코 베트남 태국 등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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