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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취재기자에 폭력… 안하무인 ‘경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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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2-06 18:41:44 수정 : 2015-12-06 21: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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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퇴직경찰관단체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회원 등 3000여명이 ‘불법·폭력시위 규탄 국민대회’를 개최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대회를 취재 중이던 본지 하상윤 수습기자는 마스크를 쓴 참가자에게 다가가 대회 주최 배경 등을 물었다. 이 참가자는 본인을 전직 경찰이라고 소개하면서 “나라가 걱정이 돼서 춥지만 이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우리가 죽어야 젊은 사람들이 살아난다”, “나쁜 민중총궐기를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우중 사회부 기자
그런데 답변을 받아적고 있던 하 기자에게 갑자기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군복을 입은 참가자는 “여기서 뭘 하는 거냐”며 소리를 치며 기자의 멱살을 잡고 끌어내려 했다. 하 기자는 목에 걸고 있던 기자증을 내보이며 기자임을 밝혔지만 그는 “거짓말”이라며 다른 참가자와 함께 팔을 잡아챘다. 이들은 하 기자의 목에 걸린 기자증을 강제로 빼앗아갔으며 이 과정에서 하 기자의 손가락이 기자증에 찢겨 피가 흘렀다. 그러자 완력을 행사한 참가자는 하 기자의 신분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곁에 있던 참가자 중 한 명은 “기자증을 보여줬으면 됐을 텐데…”라며 엉뚱하게 기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기자가 아니었으면 완력을 행사해도 괜찮다는 것인가.

하 기자가 뜯겨나간 기자증을 주머니에 넣자 대회 참가자들은 “불법·폭력시위 규탄한다”는 구호를 소리 높여 외쳤다.

지난달 14일 진보단체의 ‘1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계기로 불법·폭력 시위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경우회 등 보수단체가 이날 진보단체의 2차 집회에 맞서 반대 집회를 가진 것도 그런 의도에서였을 것이다. 일부 참가자의 기자 폭력 행위는 평화집회 촉구라는 이들 단체의 맞불 집회 명분을 퇴색시키고 말았다.

이우중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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