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경제활성화법안· 테러방지법안이 정기국회 회기내, 노동개혁법안의 연내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가슴을 칠 일이고 내년에 선거를 치러야 되는데 정말 얼굴을 들 수 있겠느냐"며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에 처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와 50분간 회동을 갖고 "그 동안 정말 시급했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등을 모두 노력해주셔서 경제의 숨통이 좀 트이기는 했는데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뭘 했냐, 도대체' 이렇게 국민들이 바라보지 않겠는가. 우리가 할 도리를 해야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손도 못 대고 계속 걱정만 한다. 한숨만 쉬면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가"라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을 해서 가능한 것부터 하다 보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맨날 일자리 걱정만 하면 뭐하느냐. 서비스산업발전기본이 통과되면 약 7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청년들이 참 학수고대하며 법이 통과될 때만을 기다리는데 오늘까지 1437일째 국회에 발목이 잡혀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 5대 법안과 관련해 "우리 아들 딸한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부모 세대한테는 안정된 정년을 보장하기 위한 법"이라며 "이것도 또 늦어지면 다 죽고 난 다음에 살린다고 할 수 있겠느냐. 죽기 전에 치료도 하고 빨리빨리 좀 살려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의 취지에 대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며 설명했다.
대통령은 "지금 공급 과잉으로 한계기업들이 많이 생기고, 수출도 막 안 되고 있고,이런 어려운 기업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서 자발적으로 기업들끼리 쉽고 빠르게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법"이라며 "이런 게 돼야 경제 체질이 튼튼해진다. 어디 돈만 갖다가 붓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끙끙 앓는데 계속 뭐 '저기 먹어라 먹어라' 한다고 병이 낫겠느냐. 이런 체질을 우선 고쳐야지"라며 "이걸 야당과 일각에선 대기업에 혜택을 주는 법 아니냐고 이야기를 하는데, 공청회를 거치고 여론을 수렴해가며 사전방지 장치까지 갖춰서 대한상의에서 500대 기업을 상대로 물으니 80%에 가까운 기업들이 빨리 해결해달라고 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테러방지법과 관련해선 "14년 동안 통과가 안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기본적으로 테러방지법조차도 없는 게 전 세계에 알려지면 얼마나 테러를 감행하기 만만한 나라가 되겠는가"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이 법이 빨리 처리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소중히 여겨야 하는 정치권 국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대통령 발언을 들은 김 대표는 "노동관계법은 국가의 운을 가르는 중요한 법안이고, 테러방지법은 국민 안전을 위해 필요한데, 야당이 협조를 안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호응했다.
원 원내대표도 "테러방지법이 반드시 돼야 국민들이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지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G20(주요 20개국) 국가 중에서 단 3개 국가만이 테러방지법이 지정되지 않았는데, 그 중 한 나라가 우리나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우리가 또 (IS가 지목한) 테러대상국"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은 완전히 귀를 막고 사는 것 같다. 안보에 여야가 없는 데 호소를 해도 정말 귀를 막고 있는 것 같아서 답답한 심정"이라며 "사실 제가 별명 새로 얻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스토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만나기가 그렇게 힘든가"라고 웃으며 말했고, 원 원내대표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만나야 된다. 도장을 받으러 졸졸졸 따라다니고 있다"고 알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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