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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다모아 졸속 논란①] '단순나열'…있으나마나

입력 : 2015-12-09 16:06:52 수정 : 2015-12-09 16: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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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혼란 우려…비교기준·온라인GA정리·용어통일 등 해결해야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캡쳐
[편집자 주]
지난 11월 30일 ‘보험다모아’ 사이트가 본격 오픈됐다. 보험 비교 사이트인 보험다모아는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연금보험,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 등 6개 카테고리별로 가입조건을 삽입하면 관련 상품이 보험료 순으로 나열된다. 그러나 졸속으로 진행되어 사전 정지작업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은 물론 사이트 완성도도 낮아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험다모아 문제점을 3회에 거쳐 짚어본다.


보험설계사와 대면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CM(Cyber Marketing) 보험이 신채널로 부각되면서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는 ‘금융소비자 정책 종합계획’을 발표, 보험을 한 사이트에서 비교·가입할 수 있는 ‘보험슈퍼마켓’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와 보험유관기관은 지난 11월 30일 ‘보험다모아’( www.e-insmarket.or.kr)라는 정식명칭으로 사이트를 오픈했다.

그러나 1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각기 입장이 다른 보험사의 의견을 취합하고 수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보험업계의 평이다. 또한 보험다모아 출범 전에 우선적으로 정비해야 할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이 많아 자칫 소비자 혜택은커녕 혼란만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다모아는 현재 33개 보험사의 217개 보험을 비교한다. 보험다모아에 등재된 상품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CM이다. 그 다음으로 TM(Telemarketing)상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방카슈랑스 상품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에서 CM 상품은 보험다모아 의무 등재 상품으로 금융당국은 규정했다. 모든 보험사는 CM상품을 보험다모아에 올려 가격경쟁을 시작했다.

CM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CM채널의 비중은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이제 막 태동한 시장인데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가격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시장을 죽이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실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대면(보험설계사)채널 상품 비교를 해야 한다”면서도 “금융당국도 대면채널 상품은 구조가 복잡해 비교를 포기한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출범한 ‘펀드슈퍼마켓’이 조기 안착하자 금융당국은 보험도 비슷한 모습으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며 “이는 보험업이라는 사업 자체를 아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펀드는 상품이 비슷하며 수익률과 안정성만 비교하면 되는 반면 보험은 단순한 상품 구조라고 해도 보장하는 담보와 금액이 달라 보험료만 가지고 비교할 수 없다”며 “CM채널 상품이라고 해도 동일선상 비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상품 구조가 단순하지 않아 소비자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데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이미 인슈밸리, 보험모아, 보험다나와 등 GA(법인보험대리점) 중 일부가 온라인을 통해 보험을 비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온라인 GA들은 보험비교를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닌 모집수수료가 많은 상품을 상위에 추천하는 식으로 영업하는 게 대부분이다. 심지어 상해보험에 암수술특약을 붙여 ‘암보험’이라고 속여 판매하기도 한다.

‘보험슈퍼마켓’이나 ‘보험다모아’라는 공식 용어를 사전에 등록해 얼떨결에 들어온 소비자에게 가입을 유도하기도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비교사이트로 인한 낙수효과 발생이 적기도 하지만 만약 발생한다고 해도 온라인 GA들이 상당수 가로채갈 것”이라며 “이들 온라인 GA들은 모집수수료를 취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비교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고비용 상품을 판매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다모아 출범 전에 이런 온라인 GA부터 점검하는 게 순서였다”며 “지금이라도 온라인 GA를 점검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CM과 TM으로 대표되는 비대면채널의 용어조차 통일되지 않았다. A보험사는 TM을 다이렉트라고 하는데 반해 B보험사는 CM을 다이렉트로 표기한다. 이처럼 용어 사용에도 기준이 없어 소비자들은 다이렉트 상품이 CM인지 TM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다이렉트라는 용어는 삼성화재의 경우 CM을 의미한다. 반면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메리츠화재 등 다른 손해보험사들은 모두 TM을 이미한다. 생명보험사도 비슷하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다이렉트라는 용어를 TM으로 명칭하지만 KDB생명은 CM을 의미한다. 보험다모아를 오픈하기 전에 CM이나 TM을 뜻하는 용어부터 통일하는 게 순서였다고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보험다모아가 새로운 시도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지난해 말 발표한 후 올해 3분기까지 업계 의견을 수렴만 하더니 결국 졸속으로 진행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고위 관계자는 “보험다모아 출범 전에 정리했어야 했던 사안들을 지금이라도 정리해야 소비자 혼란을 줄일 수 있는 진정한 금융개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동 기자 01087094891@segyefn.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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