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계파 안배형’
소장파 ‘세대 교체형’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문재인 지도부’를 대체하는 새 지도체제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각 계파·그룹별로 시각차가 커 비대위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당내에선 3, 4개 비대위 구성안이 논의·검토되고 있다. 주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참여 여부와 지위, 비대위 성격과 구성을 놓고 의견이 크게 갈린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오른쪽)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사퇴를 선언한 뒤 어두운 표정을 짓자 이종걸 원내대표가 쳐다보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주류측 조국 서울대 교수도 문·안이 n분의 1로 참여하고 제3의 인물이 위원장을 맡는 비대위안을 제시한 바 있다.
‘문·안 비대위’는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선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치르는 데 강점이 많다. 수도권 의원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다만 안 전 대표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다. 최재성 총무본부장조차 “모든 것은 안 전 대표의 결단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13일 칩거를 정리하고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최고위원을 사퇴한 오영식 의원 등 소장 개혁파 의원들은 ‘세대교체형 비대위’를 선호한다. 이날도 권은희·이언주·정호준 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전당대회든 비대위든 어떤 형식도 좋다. 세대교체형 리더십을 창출하자”고 거들었다. 조금 결이 다르지만,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 등 중진 의원들도 지난 8일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모두 2선으로 뺀 비대위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방안은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고 대신 김부겸·김영춘·송영길 전 의원과 박영선 의원 등 젊은 50대 기수를 전면에 내세우자는 방안이다. 야권 간판을 일신해 총선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중진 의원들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다.
비대위안이 백가쟁명으로 터져나오면서 비대위원장을 놓고도 벌써부터 하마평이 나온다. 주류와 수도권 의원들은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등을 우선 거론하는 반면 비주류 측에선 박영선 전 원내대표나 윤여준 전 환경장관 카드 등이 거론된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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