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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소비주·제약주 중심 ‘중위험·중수익’ 상품 각광

입력 : 2015-12-20 19:34:55 수정 : 2015-12-20 19: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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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피’ 탈출 올해도 물거품
올해 주식시장도 ‘박스피’(박스권+코스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폐장일(30일)까지 7거래일을 앞둔 18일 코스피는 1975.32로 장을 마감해 작년 말(1915.59)에 비해 3.12% 상승에 그쳤다. 올해도 2011년 이후 이어진 장기 박스권(1900~2100)이 이어진 셈이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23일 2173.41로 연고점을 기록하며 한때 ‘박스피’ 탈출을 엿보기도 했지만 결국 물거품이 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 주식시장을 움직인 종목은 유커(중국인 관광객)와 제약 및 바이오 주식이다. 특히 제약 및 바이오주는 올해 각종 호재와 악재로 투자자들을 웃고 울렸다. 올해 금융투자시장에서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각광을 받았다. 올 한 해 투자시장을 되돌아본다.


◆유커 소비주와 제약·바이오주 주목

올해 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단연 중국 소비주와 제약·바이오주다. 연초에는 화장품주와 여행주, 면세점주와 같은 유커 관련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중국인의 해외 여행이 크게 늘면서 이들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지갑을 여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유커 수혜주의 대표 격인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7월 장중 최고 45만5500원까지 올라 연초 대비(지난해 말 종가 22만2000원·액면분할 환산 주가) 두 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제약·바이오주도 올 한 해 선풍을 일으켰다. 특히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이 '쌍두마차'로 제약·바이오주의 흥행을 이끌었다. 셀트리온은 연초 3만8000원 수준에서 4월14일 장중 9만7400원까지 급등하며 카카오를 밀어내고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급등에 따른 우려 등으로 잠시 주춤하던 바이오주는 한미약품의 5조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계기로 또 한번 급등세를 탔다. 연초 10만원 근처이던 한미약품은 11월 87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대형 악재도 잇따랐다. 지난 5월 말부터 확산한 메르스로 해외 관광객과 국내 소비가 급감하며 유커 수혜주와 유통주 등이 급락세를 보였다.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며 화장품과 여행·레저주 등의 상승세가 꺾였고, 전반적인 소비와 내수 위축에 대한 우려로 백화점주 등도 줄줄이 약세를 나타냈다.

‘가짜 백수오’ 파동도 코스닥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재료였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 시중에 유통된 백수오 제품 조사 결과 내츄럴엔도텍의 가공 전 원료에서 가짜 백수오 성분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해 코스닥 대표주 중 하나였던 내츄럴엔도텍이 연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내츄럴엔도텍의 폭락은 고평가 논란이 이어졌던 바이오·제약주들의 연쇄 급락으로 이어졌다.

◆중위험·중수익 상품 각광

올해 금융투자시장에서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각광을 받았다. 1%대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고 주식시장마저 불확실성에 휩싸이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상품은 펀드 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 2774개의 순자산은 55조4600억원으로 연초보다 6조5552억원이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펀드와 혼합형펀드의 순자산은 각각 1조5635억원, 6조2728억원 증가했다. ‘박스피’ 장세가 길어지자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마저 낮아지며 중위험·중수익을 노릴 수 있는 채권 및 혼합형펀드로 자금이 쏠린 것이다.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하면 국내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모은 상품은 혼합형인 ‘KB가치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으로, 연초 이후 1조4596억원이 몰렸다. 올 들어 발행된 공모형 ELS는 총 9707개(종목형 364개·지수형 9343개)로, 발행액이 42조3501억원에 달한다.

미상환된 ELS가 40조4436억원 규모인 점에 비춰볼 때 그 덩치가 펀드 시장을 위협할 정도다. 올해 상환된 ELS 총 8465개(종목형 999개·지수형 7466개)의 연환산 수익률은 3.92%였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예금금리+α’의 수익을 원하는 은행 고객들의 채권형, 혼합형 펀드 투자가 늘었다”며 “ELS 등 파생결합증권은 11월 말 기준 잔액이 100조원에 근접할 정도로 올해 중위험·중수익의 대표 상품으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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