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택시 등 연말 택시 서비스업계가 지각변동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들은 택시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한 달 기준 택시 이용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택시 이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들은 대중교통을 10번 이용할 때 평균 2.17회 정도 택시를 타는 것으로 조사됐다.
버스는 평균 4.2회, 지하철은 평균 3.63회 이용하고 있었다. 택시는 30~40대가 좀 더 많이 이용했으며, 서울 및 수도권 지역보다는 5대 광역시와 기타 지방도시에서의 택시이용 비중이 보다 높은 특징이 뚜렷했다. 사람들이 택시를 이용하는 시간대는 밤 9~12시와 밤 12~새벽 6시 등 주로 밤 시간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저녁 6시~밤 9시와 오전 6~9시에도 택시 이용이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수요 많은 심야시간, 택시 잡기 여전히 어렵다
평소 택시 승차가 어렵다고 느끼는 시간대 역시 밤 12~새벽 6시와 밤 9~12시였다. 택시 수요가 많은 시간대일수록 택시를 잡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택시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 때문이었다. 버스나 지하철처럼 중간에 서는 일 없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한번에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차가 끊겨 어쩔 수 없이 이용하거나 목적지까지 가는 다른 교통수단이 없을 때 이용한다는 응답도 많아, 대체로 다른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택시를 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20대는 차가 끊겼을 때, 50대는 다른 교통수단이 없을 때 택시를 이용하는 일이 다른 연령 대비 많은 편이었다. 짐이 많은 경우 택시를 타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으며, 목적지 바로 앞에서 내릴 수 있다는 점 역시 택시를 이용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반면 택시 이용시 불편한 점으로는 먼길을 돌아가는 것을 꼽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또한 택시 잡기가 어렵고(47.9%), 택시 기사가 불친절하다(45.6%)는 의견도 많았으며 ▲난폭운전과 급출발 및 급정지 ▲승차거부·부당요금 ▲차량노후 및 내부 청결상태(37.8%)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택시 요금 하향 조정시 더 자주 이용할 것
현재 택시의 기본 요금 수준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비싼 편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택시 요금이 비싸다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기본 요금이 적정한 수준이라는 의견은 34.8%였으며, 저렴하다는 의견은 단 1.8%에 그쳤다.
택시 요금 관련 인식조사 결과, 10명 중 8명이 요금이 하향 조정된다면 택시를 더 자주 이용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힌 것에서도 택시 요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감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보다 택시 요금이 저렴해질 경우 더 많이 이용할 것 같다는 의견은 20대에서 가장 많았다.
전체 74.7%는 택시 탑승 시 미터기 요금이 올라갈수록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낀다고도 응답했다. 여성과 20대, 그리고 평소 택시를 자주 타지 않는 사람들일수록 택시 요금이 많이 부과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또한 전체 절반 이상은 신호준수와 규정운전도 좋지만 내 택시 이용요금이 올라가는 것은 싫다는데 공감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요금 할증제도에 대해서는 적절하다는 의견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요금을 지불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수단은 현금(81.7%·중복응답)이었으며 ▲신용카드(52.8%) ▲체크카드(32.2%) ▲교통카드(15.3%)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택시 이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택시기사는 길을 잘 찾아가는 기사(58.1%·중복응답)였다. 또한 ▲인사를 잘 해주고(44.7%) ▲카드결제시 불평을 하지 않으며(40.3%)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운전하고(31.8%) ▲빠르게 목적지까지 가는(31.3%) 택시기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5.6%는 친절한 것도 좋지만 너무 많은 대화를 유도하는 기사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말이 많은 택시 기사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선호하는 택시기사의 성별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이 상관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남성 택시기사와 여성 택시기사에 대한 선호도는 비슷했다. 다만 남성 택시기사는 남성이, 여성 택시기사는 여성이 선호하는 모습이 보다 뚜렷, 이왕이면 동성 운전자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택시 vs 법인택시, 선호도差 미미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에 대한 뚜렷한 선호도도 보이지 않았다. 2명 중 1명이 상관없다고 응답한 가운데, 개인택시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법인택시보다 다소 많은 정도였다.
상대적으로 법인택시는 20대의 선호도가, 개인택시는 30대 이상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좌석 자리로는 운전석 옆자리보다 뒷자리를 훨씬 선호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의 뒷자리 선호도가 현저히 높은 특징을 보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