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역사관' 개관기념 국제학술대회서 "일본의 과거 청산을 위해 한일 양국 정부가 제대로 된 자료조사에 나서야 한다."
고바야시 하시모토 강제동원진상규명 네트워크 사무국 차장은 22일 부산 유엔평화기념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같이 제안했다.
국제학술대회는 행정자치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일제강제동원역사관 개관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마련했다.
고바야시 차장은 "일본의 과거 청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있다"며 "한일 양국 정부가 제대로 된 조사를 하고 이를 공개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실 인정 없는 해결은 없다"며 양국 정부가 외교적 타결로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을 우려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와 일본에 남아있는 조선인 유골 봉환 문제를 비롯해 해방 직후 귀국길에 오른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 등을 예로 들었다.
고바야시 차장은 특히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해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법적 해결 종결론'을 고집하며 본질적인 해결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 외무성의 설명을 토대로 당시 협정 문구 중 '(청구권 문제가)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라는 표현에 대해 "한일청구권협정상의 '외교 보호권의 포기'이지, 직접적인 '개인 청구권'을 소멸시켰다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0년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제공한 '조선인에 대한 공탁 조사 집계표'와 노동성이 작성한 '조선인에 대한 대금 미지불 채무조' 등을 근거로 강제동원된 한국인에게 지급되지 않은 돈이 일제강점기 기준으로 최소 1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일본 정부에 아시아 피해자와의 대화에 나서고 북한과의 국교를 정상화해 제대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한국 정부에는 아시아 피해자 간 연대,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한 해석 협의,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자료제공과 일본 정부와의 교섭 지원 등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한국, 중국, 일본의 전문가와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세계 인권의 날인 이달 10일 개관했다. 7만5천465㎡ 부지에 건물면적 1만2천62㎡의 6층 규모이다. 주요시설로 전시실 3개소, 수장고, 연구·교육시설, 공공 편의시설 등을 갖췄다. 역사관 전시실 4·5층에는 관련 자료 2천여 점 중에 물품 354점, 패널 452점, 영상물 43개, 모형 12개소 등을 설치·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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