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잃어가는 제조업 42% 급감 외국인들이 국내에 직접 투자하겠다고 신고한 금액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임금 상승 등으로 제조업 부문 직접투자가 급격하게 줄면서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건설 부문은 중동 자금이 국내 건설사 지분을 대거 인수하면서 투자가 늘었다. 전체 투자금액의 70% 이상은 정보기술(IT), 금융, 복합리조트, 문화콘텐츠 등 서비스 부문에 집중됐다.
국가별로는 IT와 물류를 중심으로 서비스업 투자가 늘어난 미국의 투자 규모가 54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6% 급증했다. 중국도 한류 활용 투자가 늘어나면서 19억7000만달러로 70.6% 늘었다. 건설, 석유화학 등 대형 프로젝트가 증가한 중동 투자도 13억8000만달러로 526.0% 급증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진행된 탓에 61.8% 줄어든 2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일본도 엔저 효과 등으로 16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29.9% 감소했다. 도착 기준 투자 규모는 미국 21억3000만달러(21.0% 증가), 중국 16억2000만달러(421.6% 증가), 중동 12억9000만달러(1576.2% 증가) 등이었다.
업종별로는 IT, 금융 등 서비스업에서 145억1000만달러가 유치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7% 늘었다. 건설 등의 투자액도 15억8000만달러로 853.2% 증가했는데, 사우디 PIF의 포스코건설 지분인수(11억3000만달러)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지분인수(1억6000만달러)가 반영된 결과다.
제조업은 42.9% 하락한 4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경기 불황과 지난해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인한 기저효과 등으로 하락폭이 컸다. 특히, 제조업 투자는 최근 5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국내 기업의 첨단제품 제조에는 외국인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만 전통적인 제조업의 경우 임금 상승 등으로 투자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부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늘어난 배경으로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정책 실시, 자유무역협정(FTA) 플랫폼 확보 위한 투자 증가, 정상외교 성과,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 증가, 국내 산업의 경쟁력 확보 등을 꼽았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