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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조선족, 바뀐 비밀번호 모르고 물품보관함 털려다 '덜미'

입력 : 2015-12-24 09:22:36 수정 : 2015-12-24 09: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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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좌에 있는 현금을 안전하게 보관해 준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가로챈 20대 조선족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물품보관함 관리업체에서 지하철 물품보관함 비밀번호를 변경한 사실을 모르고 보관함에 있던 현금을 꺼내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노인들에게 돈을 인출해 지하철 물품보관소나 집 안에 두게 한 뒤 돈을 가로챈 조선족 한모(24·남)씨와 박모(27·남)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거했다고 24일 밝혔다.

주범인 한씨는 구속됐으며 공범인 박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월 입국한 한씨는 지난달 중순 중국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 글을 올려 전화면접을 보고 일을 시작했으며 중국 총책으로부터 일당으로 20만~30만원을 받기로 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된 한씨는 박씨와 공모해 지난 17~18일 중국 총책을 통해 염모(77·여)씨와 오모(65·여)씨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개인정보가 유출돼 위험하니 은행계좌에 있는 현금을 안전하게 보관해 주겠다"고 속였다.

이들은 염씨 등 피해자 2명에게 현금 6737만원을 연신내역 물품보관함에 넣어두게 했다. 또 은행계좌에 남아있는 현금 1500만원을 찾아 집 안 냉장고에 두게 했다.

한씨는 지난 1일부터 현금카드로 현금을 5회 정도 인출해 중국 계좌로 송금했다. 지난 17일 오전 11시54분께 연신내역 물품보관함 7번함에서 1537만원을 찾아 대림역에서 중간책에게 전달했다. 18일 오후 12시17분께 같은 역 물품보관함 12번함에서 3200만원을 찾아 봉천역에서 중간책에게 전달했다. 한씨가 이런 수법으로 중간책에게 전달한 현금은 총 4737만원이다.

한씨는 현금 4737만원을 윗선에 전달한 후 물품보관함 7번함에 남아있던 2000만원을 추가로 꺼내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물품보관함 관리업체에서 비밀번호를 변경한 사실을 모르고 기존 비밀번호를 누르던 중이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현금 2000만원과 일당 135만원, 대포폰 3대, 체크카드 4장을 회수하고 한씨를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한씨와 윗선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중국 메신저 서비스 '위쳇(wechat)'의 단체 대화방을 통해 중국 총책의 지시를 받았고, 중간책은 피의자의 변심을 방지하기 위해 여권을 회수해 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위쳇으로 인출 지시를 한 중국 총책 등 보이스피싱 조직 관련자들을 검거하기 위해 외사경찰과 적극적으로 공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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