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의혹이 제기된 홍모 예비역 육군 소장(육사 39기) 전역처리와 관련해 육군본부가 전역지원서 양식을 바꾼 류성식 당시 인사참모부장(소장)을 징계유예 처리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다.
육군은 29일 입장자료를 통해 "지난 8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는 류 소장에 대해 '견책' 처분을 내렸으며, 군인징계령 21조에 따라 훈장이나 표창을 받은 경우 경감이 가능한 점을 고려해 6개월 징계유예 처분했다"고 밝혔다.
류 소장은 징계유예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6개월 동안 자숙하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견책 처분도 무효가 된다.
육군은 지난해 5월 성추문 의혹을 받다 암에 걸려 전역하는 것처럼 갑자기 군을 떠난 홍모 예비역 육군 소장에 대해 육사 동기였던 류 소장이 규정을 어기고 전역지원서 양식을 바꾼 것을 확인하고도 류 소장을 기소하지 않았다.
전역지원서 양식에는 전역 사유와 함께 소속 부대장 확인란이 있지만 바뀐 전역지원서에는 이 부분이 없다. 조기 전역을 하면 소속 부대에서 비위 혐의 사실을 확인해 기록을 남겨야 한다.
하지만 육군은 류 소장을 기소하지 않고 견책에 그쳤다. 육군 관계자는 "류 소장보다 상급자인 3명의 현역이 징계위에 참여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군 내 성폭력 등에 대해서는 민간인도 징계위에 참여할 수 있으나 그 외의 사건은 전적으로 현역들만 참여하고 있다.
특히 류 소장이 2006년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을 근거로 참모총장이 유예권을 행사한 것은 국회에서 요구하는 지휘관 감경권 철폐 논란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권오성 당시 총장의 지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점과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진역시키자고 건의했던 점 등도 함께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2010년 여단장 시절 부하 장교의 부인과 1년여간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부적절한 내용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안 부하 장교가 지난해 5월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한 직후 조기 전역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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