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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금호산업 6년 만에 되찾아
인수금 7228억 완납… 그룹재건 성공
항공·타이어·건설 3대 주력사업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직원 모두가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항공, 타이어, 건설 등 그룹 주력사업분야가 비상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자.”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9일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을 채권단으로부터 인수한 뒤 임직원에게 강조한 말이다. 박 회장은 2009년 이후 만 6년 만에 그룹 재건에 성공한 이날 내년 경영방침으로 ‘창업초심’(創業初心)을 정한 뒤 이같이 말했다. 마침 내년은 금호아시아나의 창업 70주년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창업주인 고 박인천 명예회장이 1946년 중고택시 2대로 창업한 ‘광주택시’가 모태였다. 박 회장은 “박인천 창업회장님께서는 부지런함, 성실, 정직, 책임감, 끈기의 다섯 가지를 늘 강조하셨다. 이 다섯 가지 정신이 금호아시아나를 70년 동안 지속하게 한 근간”이라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날 박 회장은 금호산업 채권단 보유 지분 인수대금 7228억원을 모두 완납했다. 이로써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새로 설립된 지주사 ‘금호기업’을 통해 지배된다. 박 회장 일가가 금호기업을 지배(지분율 67.7%)하고, 금호기업이 과거 지주사 금호산업(〃 46.5%)을,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30.0%)을, 아시아나항공이 다시 에어부산 등 자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박 회장은 그룹 재건의 포트폴리오도 제시했다. 금호아시아나는 향후 주력 사업을 항공사업, 타이어사업, 건설사업의 3대 축으로 구성해 안정과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앞으로의 그룹 경영을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안정에 우선한다는 뜻이다. 2006년과 2008년 각각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한 뒤 그룹이 사실상 해체되는 수모를 겪은 전례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다.

주력 사업 계열사의 내실을 다지는 작업은 벌써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새로운 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을 설립해 수익구조를 개편한다. 내년부터는 불필요한 비용 감축과 대대적인 인력·사업 구조 재편 작업도 병행한다. 건설 계열인 금호산업은 올해 수주역량 혁신을 통해 신규수주 2조5000억원을 돌파하고, 공공수주도 1조1000억원을 달성하며 부활의 기지개를 켠 상태다.

문제는 금호타이어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으로 채권단이 42.1% 지분을 가지고 있어 금호산업과 유사한 절차로 박 회장이 인수해야 한다. 박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금호타이어 인수도 금호산업처럼 순리대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택시에서 출발해 광주고속, 금호고속으로 이름을 바꾼 그룹의 모태를 언제 재인수하느냐도 업계의 관심이다. 금호고속은 2012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했다가 올해 6월 사들였지만 석 달 만에 칸서스HKB 사모펀드에 되판 상태다. 박 회장은 이때 금호터미널이나 금호터미널이 지정한 사람이 2년3개월 안에 주식을 되살 권리(콜옵션)가 있다는 조건을 붙여 되찾을 장치를 남겨놨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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