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사진) 대법원장이 내년 4월 13일로 예정된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공정한 선거관리’를 다짐했다.
양 대법원장은 31일 발표한 2016년도 신년사에서 “새로운 국회 출범을 계기로 우리 국민이 한층 더 화합해 성숙한 민주주의 아래 번영된 나라를 이루길 기대한다”며 “사법부는 선거가 올바르게 치러져 국민 의사가 정확히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직무 수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19대 국회의 경우 여야 의원 22명이 사법부의 유죄 판결 확정 또는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 해산 결정에 따라 의원직을 잃었다. 이는 전체 의원의 약 7%에 해당하는 수치로, 역대 국회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새누리당은 김근태 김영주 박상은 이재균 이재영 성완종 송광호 안덕수 조현룡 현영희 10명,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은 김재윤 배기운 신장용 한명숙 4명, 옛 통합진보당은 김미희 김선동 김재연 오병윤 이상규 이석기 6명이 해당한다. 여기에 정의당 노회찬, 무소속 김형태 전 의원도 법원 판결로 ‘금배지’를 박탈당했다.
양 대법원장이 밝힌 단호한 입장은 20대 국회에서도 선거법을 어기고 당선됐거나 비리 혐의가 드러난 의원은 가차없이 당선무효형을 선고함으로써 정치판에서 ‘퇴출’시킬 것이란 의지의 표현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2011년 취임한 양 대법원장의 임기는 대선 직전인 오는 2017년 9월 26일까지다.
양 대법원장은 “지금 온 세계가 만연된 경기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그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위기를 맞을 때마다 국민적 단합과 슬기로운 지혜로 이를 극복해 온 저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잠재력을 발휘한다면 새해에는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가 찾아오리라 확신한다”고 국민을 격려했다.
이어 양 대법원장은 “사법부는 새해에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공정한 법의 등불을 켜고 정의의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며 “사법부의 진심이 국민의 가슴에 깊이 전해져 신뢰받는 사법부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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