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을 찾은 청소년 4명이 술을 주문했다. 대학생처럼 행동했지만 앳된 얼굴을 감추기는 어려웠다.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술을 팔다가 걸리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식품위생법상 영업 허가·등록 취소나 사업장 폐쇄,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그런 만큼 신분증 확인은 필수 절차다.
술집 주인 A씨는 2014년 청소년에게 술을 팔았다가 2개월의 영업정지를 당했던 만큼 미성년자 출입에 각별히 신경을 쓰던 상황이었다.
A씨는 이들 중 1명인 B양의 신분증을 받아 성인임을 확인하고 술과 안주를 제공했다.
그러나 '날벼락'을 맞았다. 경찰 단속에 걸려 식품위생법 및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신분증은 위조된 것으로, B양의 실제 나이는 만 18세였다.
다행히 A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위조 신분증'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참작, 검찰이 형사처벌하지 않고 기회를 한 번 준 것이다.
그러나 행정관청의 처벌은 엄격했다.
청주 서원구청은 지난해 8월 말 A씨에게 영업정지 1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신분증 확인 절차는 본인 여부를 파악하는 게 목적인 만큼 생년월일과 사진·얼굴의 일치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A씨가 이런 의무를 게을리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한 마당에 영업정지 처분은 과하다며 서원구청을 상대로 한 행정심판을 충북도에 제기했다.
그러나 충북도 행정심판위원회 역시 A씨가 신분증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도 행정심판위는 재결서에서 "서원구청이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감안, 영업정지 2개월을 1개월로 감경해 처분한 만큼 더 이상의 정상참작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경우 처분 기간의 2분 1 이하의 범위에서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A씨는 행정심판 결과에 불복, 지난해 12월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가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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