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강력한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북한의 핵실험을 ‘유엔 안보리 결의의 총체적 위반’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고 단합된 국제사회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레믈궁도 성명에서 두 정상이 북한의 ‘수소탄’ 실험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국제사회가 혹독한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관련국들이 모두 최대한 절제해서 동북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 거론되는 동북아 미사일방어(MD) 체계 강화 움직임에는 반대한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에도 ‘북한 무시’ 기조를 이어가면서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새해 국정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일절 언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북한 지도자에게 특별히 관심을 보이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워싱턴 내셔널프레스빌딩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북핵 문제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대외정책 우선순위의 하나”라며 “북한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데 직접 관련된 MD 능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북아 MD 강화를 위한 핵심 전력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사전 탐지해 상승 초기 단계에서 요격하기 위해서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런 만큼 로즈 부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한국 정부에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러의 안보리 공동 대응이 동북아 안정을 중시하면서 대북 제재보다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풀어가자는 중국을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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