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74) 한화 이글스 감독이 들뜬 목소리로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적극적으로 덤벼드는 젊은 선수들'이 김 감독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줬다.
김 감독은 18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젊은 선수들이 야구를 향해 적극적으로 덤벼든다.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며 "선수들이 열심히 하니 나도 신이 난다. 정말 신이 나서 사흘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며 흐뭇해했다.
15일 일본 고치로 출발한 한화는 16일부터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김 감독은 "캠프 분위기가 정말 좋다. 이렇게 기분 좋게 캠프를 시작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라고 했다.
그는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하주석(22)과 강경학(24)을 가장 먼저 칭찬했다.
김 감독은 "하주석이 지난해 가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포지션 경쟁자인) 하주석이 달라지니, 강경학도 눈빛부터 바뀌었다"며 "둘을 지켜보는 게 너무 재밌어서 내가 무리를 했다. 지금 온몸이 아프다"고 껄껄 웃었다.
외야수 장운호(22)와 포수 박상언(19), 이주호(25)도 김 감독에게 '가르치는 즐거움'을 주는 선수다.
김 감독은 "지난해 장운호는 훈련을 할 때 체력적인 부담을 호소했다. 올해는 아주 가벼운 모습으로 훈련을 한다"며 "새로운 포수 박상언과 이주호는 (가르침을) 굉장히 빨리 흡수한다. 자꾸 뭔가를 기대하게 된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
김민우(21), 김용주(25) 등 젊은 선수가 큰 성장폭을 보이고 지난해 활약한 베테랑 투수들도 김 감독이 원하는 몸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권혁(33)과 송창식(31)은 캠프에 오자마자 공을 던졌다. 벌써 시즌 때와 비슷한 구위였다"며 "한 시즌 동안 깨달은 것 같다. 비활동 기간에 몸을 정말 잘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그는 "김민우와 김용주도 공이 참 좋다. (어깨 수술을 받은) 윤규진(31)은 경쾌하게 롱 토스를 했다. 곧 불펜 피칭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를 떠나 한화에서 새 출발하는 이재우(36)도 젊은 선수처럼 활기차다.
김 감독은 "이재우에게서 뭔가 해야겠다는 의욕이 전해진다. 이재우에게 '시속 150㎞ 공을 던져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한화는 선수 32명만 고치 캠프 명단에 넣었다.
김태균(34), 정우람(31), 이용규(31), 김경언(34) 등 주축 선수 상당수가 서산에 남아 훈련한다.
김 감독은 "지금 분위기로는 '고치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만으로도 경기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비활동 기간에 몸을 잘 만들고 고치에 와 의욕적으로 훈련하는 선수들 덕에 한화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지금은 서산 캠프 멤버를 떠올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날 고치 캠프에서 선수들에게 "캠프를 시작하기 전에 걱정이 컸는데 너희들을 보니 신이 난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초반에 김 감독이 선수들을 칭찬하는 건 무척 이례적이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 초반부터 러닝 두 시간, 팀 전술 두 시간 등 강도 높은 훈련을 계획했다.
캠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몸을 잘 만든 선수들'이 사령탑의 걱정을 지웠다.
김 감독은 "계속 신이 나서 훈련할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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