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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가져와라” 유언… 금메달로 화답한 제자들

입력 : 2016-01-24 19:44:57 수정 : 2016-01-25 02: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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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한 로이드 코치 부인 경기장 찾아
직접 제작한 메달 전달하며 승리 기원
한국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31·강원도청)과 서영우(25·경기도BS연맹)의 썰매에는 ‘GOMER REST IN PEACE. WE LOVE YOU.’라는 글씨와 함께 얼굴 사진이 붙어 있다. 이는 지난 4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맬컴 고머(Gomer) 로이드 코치를 추모하는 글로 ‘편히 쉬세요. 사랑합니다’라는 뜻이다. 로이드 코치는 31년간 미국·영국 등 5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뒤 2014년부터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을 지도했다.

로이드 코치는 숨지는 순간까지 선수들을 생각했다. 그는 아내를 통해 “올 시즌 남은 월드컵 메달을 모두 가져와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선수들은 이를 더 악물고 매주 대회에 임했다. 지난 21일 원윤종-서영우는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로이드 코치의 부인이 2015∼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5차 대회가 열리고 있는 캐나다 휘슬러를 직접 찾은 것.

작고한 로이드 코치의 미망인 지니 곳프리는 원윤종과 서영우에게 자신이 만든 특별한 메달을 전했다. 메달 앞면에는 ‘평창 금메달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라.’, 뒷면에는 ‘로이드 코치가 가르쳐준 것을 잘 되새겨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다. 

23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5차 대회 봅슬레이에서 금메달을 딴 원윤종(왼쪽), 서영우(오른쪽)가 최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맬컴 로이드 코치의 부인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제공
그는 두 선수가 피니시 라인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원윤종은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로이드 코치님이 계시면 좋겠지만 그래도 사모님이 우리를 지켜봐 주셔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로이드 부인한테서 선물받은 메달을 내보이면서 영어로 “생큐, 고머”라고 하늘의 스승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어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1등을 해 정말 기쁘지만 아직은 얼떨떨하다. 이런 결과를 낸 것은 선수들이지만 그 과정에는 많은 분의 노력과 수고가 포함돼 있다. 감독님과 코치님, 의무 트레이너, 비디오 분석관, 외국인 코치 및 장비 전문가, 후원사들, 연맹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로이드 코치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서영우의 허리 부상으로 스타트가 다소 부진했지만 원윤종의 드라이빙 실력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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