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포스코선 이미 프로젝트 참여
현대차 등 차업계도 수출 확대 기대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속속 현지 시장에 새로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 규모를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이 이뤄지면 국내 기업의 이란 진출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22일부터 현지 이란지점 경력사원 채용에 나섰다. 제재 해제에 따라 현지법인의 업무가 늘어날 것에 대비한 조치다. ㈜한화는 현지인으로만 운영되던 이란 테헤란 지사에 이달 주재원을 파견, 현지 시장 분석에 착수했다. 이미 8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화건설은 향후 중동 건설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현대건설도 2000년 이후 직원 없이 사무실만 운영하던 테헤란지사에 지사장을 포함한 국내 직원 2명을 파견했고, 한때 이란에서 가장 많은 공사를 수행했던 대림산업도 시장 진출 전략을 짜고 있다. 이란은 지난해 250억달러 상당의 도로·철도·항만 프로젝트와 1850억달러 규모의 에너지 프로젝트를 국제사회에 설명하며 투자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SK건설도 올해 내에 이란 현지에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고, SK네트웍스는 건설경기 확대에 따른 철강재 공급 확대 등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살펴보고 있다. 국내 정유사 중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제재 해제 전부터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제재 해제에 따라 원유 수급이 보다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등 자동차 업계도 제재 해제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2011년 미국의 이란 제재 움직임과 미국 시민단체 등의 압박에도 이란에 대한 수출을 중단했다가 다시 재개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란이 알토란 같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한 발 앞서 이란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이미 참여키로 한 상태다. 포스코는 이란 현지 PKP사가 차바하르경제자유구역에 건설하는 16억달러 규모의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 8%가량을 참여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PKP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3월 이보다 진전된 합의각서(MOA)를 맺을 예정이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이란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달러화 유통이 자유롭지 않은 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란을 직접 찾아 교역 규모를 늘리는 등 각국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재가 해제됐다고 무조건 진출을 확대할 수는 없다”며 “지금은 현지 상황을 파악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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