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임금체계 개입은 월권행위…총력 투쟁할 것”
정부와 금융위원회가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 도입 강행을 시사하면서 노측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8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이 확정됐다.
이에 따르면, 성과연봉제 적용 범위가 간부직(1, 2급) 최하위 직급을 제외한 비간부직(4급 이상)으로 확대된다. 성과연봉제가 적용되는 직원 비중도 기존 7%에서 70%로 급증한다.
아울러 고성과자와 저성과자의 기본 연봉 인상률 차이도 기존 2%포인트(±1%포인트)에서 3%포인트(±1.5%포인트)로 늘릴 방침이다. 정부는 공기업 30곳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준정부기관 86곳은 올해 말까지 도입을 완료하도록 권고했다.
금융위원회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7일 경영예산심의위원회를 열고, 6개 금융공기업의 2016년 예산을 발표하면서 성과 중심 보수체계 도입을 확정했다.
특히 올해 예상되는 1.5~2.2%의 임금 인상률 가운데 성과급을 1%로 정했다. 이에 따라 금융공기업이 관련 제도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금융공기업 종사자의 임금 인상률은 0.5~1.2%로 제한될 전망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사실상 임금 인상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에 성과연봉제를 확산해야 한다”며 “먼저 금융공기업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여러 번 주장해 금융공기업 다음은 시중은행 차례로 예상된다.
이처럼 정부와 금융위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면서 노측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지난 2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임금체계는 노사가 자율로 결정할 문제지 국가가 개입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이는 것은 금융위가 스스로 ‘권력의 충견’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위는 현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며 “철회하지 않을 시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금융노조의 반발은 현재 노정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기간제법, 파견법, 양대지침 등 ‘노동개혁’과 맞물려 갈등을 더 격화시킬 것으로 여겨진다.
김 위원장도 “성과연봉제 도입은 결국 ‘노동개악’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민주노총은 지난 25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으며, 한국노총과의 연대고 예상된다. 한국노총은 이에 앞서 ‘노사정 대타협’의 파기를 선언한 바 있다.
양대 노총은 오는 29~30일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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