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 김모(49)씨는 새해부터 인상된 애들 학원비 등 치솟은 물가 때문에 고민이 많다. 남편 월급은 그대로인데 교육비·급식비 등 애들에게 들어갈 돈이 늘어난데다, 마늘·배추·파 등 농산물 가격도 급등했기 때문. 김씨는 "가계 주머니는 날이 갈수록 얇아지는데 생필품 관련 물가만 상승, 가계 살림을 꾸려나가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담뱃값 인상 효과가 사라지면서 근원물가지수가 다시 1%대로 주저앉았다. '경제의 체온계'와도 같은 물가가 0%대로 저조한 흐름이 지속,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올랐다. 전년 12월부터 11개월째 0%대를 이어온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1.0%였다. 12월에는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1.3%를 기록했지만 이번에 다시 0%대로 낮아졌다.
◆공공요금 등 서비스부문 물가 2.4% ↑
지난해 1월의 담뱃값 인상 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를 0.58%P 끌어내렸다.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석유류 제품이 1년 전보다 10.3% 하락, 전체 물가상승률을 0.43%P 하향 조정됐다.
공공요금 등 서비스 부문 물가는 2.4% 상승, 전체 물가를 1.30%P 올렸다. 서비스물가 상승폭(2.4%)은 2012년 1월(2.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7% 상승, 13개월 만에 1%대로 다시 추락했다.
지난해 2%대를 보였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1.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4.2%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1월보다 2.4%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0.8% 내렸다.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8.1% 하락했다.
◆전·월세 상승률, 2013년 2월 이후 가장 높아
집세는 전월보다 0.2%, 지난해 1월보다 2.9% 각각 상승했다. 집세의 지난해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13년 2월의 3.0% 이후 가장 높았다.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 요금은 모두 1년 전보다 2.2% 올랐다.
세부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의 경우 양파 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117.2% 급등했다. △마늘(41.0%) △쇠고기(국산 14.0%) △파(49.9%) △배추(28.6%) △게(17.8%) △피망(37.7%) 등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쌀(-6.4%) △풋고추(-17.2%) △딸기(-13.7%) △고등어(-9.9%) △사과(-9.6%) △닭고기(-9.6%) △달걀(-6.7%) 가격은 내렸다.
전세는 1년 전보다 4.2%, 월세는 0.3% 올랐다.
공공서비스 중에서는 △시내버스료(9.6%) △하수도료(23.4%) △전철료(15.2%)가 1년 전보다 많이 올랐고, 부동산 중개수수료(-2.6%)는 하락세였다.
개인서비스 항목 중에선 △공동주택관리비(4.1%) △학교급식비(10.1%) △구내식당식사비(5.0%) △학원비(중학생 2.7%)가 지난해 1월보다 상승했다.
◆관리비·급식비·학원비 ↑…석유류 제품 가격 ↓
△도시가스연결비(-15.7%) △국제항공료(-5.4%) △단체여행비(해외 -2.1%) △국내항공료(-10.9%)는 하락했다.
통계청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고 서비스 부문 가격도 상승했지만, 담뱃값 인상 효과가 사라지고 저유가 때문에 공업제품 중 석유류 가격이 내린 영향이 컸다"며 "지난해 12월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가 -0.73%P에서 올 1월에는 -0.43%P로 0.3%P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국제유가 하락폭이 1월 들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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