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실전에 나온 손연재는 훨씬 숙련된 표현력을 뽐냈다. 가벼운 몸놀림 덕분에 연기력은 물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손연재는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드루즈바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2016 모스크바 그랑프리 개인종합 경기에서 72.964점을 기록, 알렉산드라 솔다토바(74.066점·러시아)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후프(18.066점)와 볼(18.366점)에 이어 이날 곤봉(18.366점)과 리본(18.166점) 연기를 펼친 손연재는 4종목에서 모두 18점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손연재가 이날 획득한 4종목 합계 72.964점은 지난해 8월 소피아 월드컵에서 기록한 72.800점을 넘어서는 자신의 역대 개인종합 최고기록이다. 볼과 곤봉 역시 개인 최고점이다.
손연재(왼쪽)가 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6 모스크바 그랑프리 리듬체조 개인종합에서 은메달을 딴 뒤 1위 알렉산드라 솔다토바(가운데), 3위 아리나 아베리나와 시상대에서 활짝 웃고 있다. 모스크바=TASS연합뉴스 |
러시아체조연맹이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급은 다소 낮지만 리듬체조 최강 러시아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기 때문에 국가당 출전 선수의 수를 제한하는 국제체조연맹(FIG) 주관의 월드컵 대회나 세계선수권대회보다 훨씬 더 경쟁이 치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연재는 러시아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2011년부터 매년 이 대회에 참가했는데 개인종합 부문에서 시상대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손연재는 2011년에 개인종합 19위를 기록했고 2012년 18위, 2013년 10위, 2014년 6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가 매년 가파르다.
SNS에 사진 올린 ‘체조 요정’ 손연재가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은메달과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는 사진을 남겼다. 손연재는 “road to rio(리우로 가는 길)”라는 설명을 남겨 2016 리우올림픽을 향한 굳은 각오를 나타냈다. 손연재 인스타그램 캡처 |
교체한 음악에 아직 적응 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손연재는 마의 벽이라 불리던 18.5점대 돌파도 머지않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세를 이어가면 8월 리우에서 리듬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낼 가능성도 크다. 손연재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지막 모스크바 그랑프리였는데 정말 감사하다”며 “이제 시작이다. 끝까지 파이팅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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