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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발생시 英 경제 곳곳 붕괴한다"…韓경제에 또 리스크

입력 : 2016-02-23 08:48:02 수정 : 2016-02-23 08: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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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GDP 최대 14% 가량 감소 가능성…유럽에는 中경착륙 충격의 2배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가 현실화될 때에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에 적지 않은 타격을 가하고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브렉시트에 따른 세계경제 불안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도 적지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23일 국제금융업계에 따르면 독일 연구기관 베텔스만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2030년까지 영국 GDP(2014년 기준)의 14%인 최대 3천130억 유로(약 427조 4천억 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이 무역 부문에서 고립되고 런던이 금융시장으로서의 지위를 잃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것으로 연구소는 브렉시트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보다 유럽에 더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전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브렉시트가 일어날 가능성이 45% 정도라며, 브렉시트 발생 시 영국 GDP는 앞으로 10년간 매년 최대 1% 가량 줄고, EU GDP는 매년 0.25% 가량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런던정경대학 산하 경제효율센터(CEP)도 브렉시트가 발생할 시 매년 영국 GDP의 1.1%인 177억 파운드(약 30조 9천억원)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단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연간 500억파운드(약 87조 3천억원)인 GDP의 3.1% 가량이 축소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비관세 혜택이 사라져 역내 무역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U는 영국 수출과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영국에 중요한 무역 파트너다. 대(對)EU 수출 규모는 영국 GDP의 15%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회원국으로서의 지위를 잃게 돼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 비용이 상승한다. 이는 무역 축소로 이어지고, 결국 GDP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또 무역 협상 과정에 불확실성과 난관이 예상되는 점도 영국 정부와 경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SG에 따르면 영국 GDP가 1% 하락하면 영국 재정적자가 2년 내 0.7% 가량 늘어날 위험이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EU 탈퇴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편익을 웃돈다며 적어도 EU 회원으로서 누리던 무역 수혜의 일부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영국 수출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정책당국자들에게는 EU와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 조건을 재협상해야 하는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디스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영국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향후 등급 강등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얘기다.

SG도 브렉시트는 영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브렉시트는 "단기적으로 영국 경제 여러 부문을 붕괴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상당한 위험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는 브렉시트 돌입에 따른 "장기적인 협상은 심리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투자 결정을 미루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렉시트 충격에 따른 자본 유출과 시장접근의 제한, 파운드화의 급락 등으로 런던이 금융허브로서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브렉시트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투자자금과 노동력 유입이 감소할 수 있으며, 금융부문이 위축되는 등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영국 금융업의 비중은 GDP의 7%에 달할 정도로 영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 충격으로 영국 내 금융안정성이 훼손되면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유럽 내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이 흔들려 투자자금의 유입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도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SG는 무역은 무역상대국간 상호 작용이라는 점에서 브렉시트는 EU GDP를 10년간 매년 0.125%에서 최대 0.25% 가량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로존의 대(對) 영국 수출 비중이 중국 수출 비중에 비해 두 배 가량 높다는 점에서 브렉시트가 유로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 경착륙이 유로존에 미치는 영향보다 두 배가량 클 것이라고 SG는 경고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유로존 회원국의 영향은 나라별로 차별화됐다.

영국 GDP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유로존에서 GDP 성장률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나라는 룩셈부르크로 성장률이 2.91%포인트가 축소될 것으로 추정됐다.

다음으로 아일랜드(1.03%포인트↓), 벨기에(0.56%포인트↓) 등이 타격이 컸으며, 중심국들의 GDP 성장률은 평균 0.20~0.25%포인트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주로 금융, 자동차, 화학 부문의 교역 규모에 따라 차이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LIG 투자증권의 김유겸 연구원은 "영국은 금융시장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브렉시트는 금융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라며 "이는 또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체 경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금융 부문을 포함해 유럽은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다"며 "과거 유로존 취약국인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가 문제가 됐을 때에도 독일이 취약국들의 채권을 많이 보유했던 것처럼 금융을 비롯해 실물 경제에서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어 파급력이 금방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씨티그룹은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을 기존 20~30%에서 30~40%로 상향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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