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 공무원'이라며 1억5천만원 등친 40대男, 알고보니 처자식에 같은 범죄로 옥살이까지

앞길이 창창한 법무부 6급 공무원이라며 등산 동호회에서 만난 여성을 등쳐 1억5000만원을 빼낸 40대 제비가 잡혔다.

이 남성은 피해 여성 아버지의 환갑잔치까지 요란하게 차려주는 등 환심을 산 뒤 진급, 교통사고 합의금 마련 등의 명목으로 돈을 뜯어냈다.

기가 막힌 것은 피해 여성과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면서 야근을 핑계로 본처가 있는 집으로 갔고 동거기간 중 본처와 사이에 아들까지 낳았다.

또 데이트 도중 다른 남자를 쳐다본다며 때려 고막을 파열시켰으며 이미 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쳐 옥살이까지 한 화려한 전력의 소유자였다. 

7일 경기 일산경찰서는 사기 및 상해 혐의로 B(41·무직)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비슷한 내용을 발견, 또다른 피해여성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

B씨는 2014년 9월 등산동호회에서 알게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A(42·여)씨에게 "아버지는 장성급 전직 군인으로 법무부 6급 공무원이다"고 자신을 소개하면 접근했다.

조금씩 마음을 훔친 B씨는 지난해 4월 본격적인 교제를 시작, 곧 결혼을 전제로 동거에 들어갔다.

B씨는 만날때 마다 고급 외체차량을 끌고 나왔으며 예비 장인이라며 A씨 아버지 환갑잔치를 번듯하게 차려줬다.

B씨는 지난해 5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냈다며 "내돈을 주식투자에 묶여 있어 뺄 시간이 없다"며 A씨에게 "합의금을 보내달라"고 구원을 요청했다.

놀란 A씨는 2000만원, 6300만원 등을 빌려 B씨에게 보냈다.

기회를 잡은 B씨는 사무관 진급에 필요하다, 아버지 수술비, 친구에게 사기당했다며 수시로 돈을 요구했다.

이말에 속아 A씨가 갖다 받친 돈이 1억5000만원에 달했다.

B씨는 A씨 의심을 피하기 위해 집착하는 듯한 행동까지 서슴치 않았다.

지난 1월 중순 A씨가 길에서 다른 남자를 쳐다봤다며 때려 고막을 찢어 놓았다.

B씨의 이중생활은 자신의 이름을 '사무실'로 표기한 것을 발견한 A씨가 의심이 들어 B씨 신상을 조사하면서 들통났다.

확인결과 법무부에 B씨 이름이 없었고 자기 몰래 카드로 돈까지 빌린 사실을 알게된 A씨는 지난달 26일 경찰에 고소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