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변 쓰레기를 주운 남아프리카공화국 노숙자가 화제다. 온라인서 눈길을 끈 그는 당국 덕분에 임시거처도 얻게 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최근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밴트리 베이(Bantry Bay)' 해변에 들른 제이 마르고리스가 쓰레기 줍는 남성을 발견했다.
검은 옷차림에 모자 쓴 남성 옆에는 쓰레기로 가득 찬 포대가 놓여 있었다. 자리를 떠나 10여분 뒤 돌아온 그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또다시 포대를 쥐고 있었다. 남성 손에 들려온 포대는 연이어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사업 목적으로 밴트리 베이에 들렀던 터라 제이는 잠시 후 자리를 떠났다. 약 1시간 후 돌아온 제이. 그는 아까 본 남성이 여전히 해변 쓰레기를 치운다는 걸 알아챘다.
뭘 하는 걸까 궁금했던 제이는 남성에게 다가갔다.
자신을 밴이라 불러달라고 한 남성은 스물 여덟 살이다.
밴은 “더러운 해변이 창피했다”며 “매일 쓰레기를 줍고 있다”고 제이에게 말했다. 그는 해변이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게 아름다운 곳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제이는 이 같은 사연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공개했다.
3만7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타고 널리 퍼진 제이의 게시물은 밴에게 임시거처라는 선물도 안겨줬다. 사연을 알게 된 사회복지사 덕분에 밴은 당분간 머물게 될 곳을 얻었다.
제이는 “지낼 곳 없던 밴은 집을 얻을 때까지 임시거처에서 생활하게 됐다”며 “감기에 걸렸을 뿐 건강에 이상 없다고 했으나 신체검사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제이는 “금전적인 도움도 밴에게 큰 힘이 되겠지만, 그에게 필요한 건 직업”이라며 “쓰지 않는 생활용품 기부도 물론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메트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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