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26일 문제가 된 옥틸이소티아졸론(OIT) 항균 필터에 대해 90일간 반복 흡입 시 독성 정도를 측정한 실험에서 위해성이 가습기살균제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OIT는 유럽연합(EU)에서는 피부를 부식시키는 과민성 물질로, 미국에서는 면역독성 물질로 분류된다. 이번 실험에서 OIT의 독성 수치는 0.64㎎/㎥로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0.03㎎/㎥)이나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CMIT·0.34㎎/㎥),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보다 낮았다. 해당 수치는 ㎥당 숫자가 작을수록 위험하다.
이 정도 수치면 호흡기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기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고 자주 환기시킬 경우 위해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2007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OIT에 대해 “수중 생태계에 심각한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가습기살균제보다 위해성은 낮지만 분명 위해성이 입증된 만큼 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회수 권고 수준이 아니라 문제 물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제품을 더 이상 제조할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도 “가습기살균제 때도 처음에는 위해성이 낮다고 했지만 영유아나 여성 등 취약계층에서는 그 피해가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며 “정부는 당장 피해자 접수를 신청하고 심층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사용 중인 항균 필터의 위해성 여부가 궁금할 경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콜센터(1800-0490)에 문의하면 된다.
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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