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지연에 따른 승객들 항의를 참지 못한 일본의 한 역무원이 역사와 이어진 고가에서 아래로 뛰어내린 일이 벌어졌다.
승객들은 인근 역에서 발생한 투신사고로 전동차가 늦어진다는 말에 집단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역무원의 생명에는 지장 없었으나, 철도 당국은 승객들 앞에서 무모한 행위를 한 역무원에게 징계를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네티즌 사이에서 징계를 백지화하라는 청원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일본 아사히신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앞선 21일 오전 11시쯤 오사카부 히가시오사카(東大阪)의 긴테쯔나라선(近鉄奈良線) 히가시하나조노(東花園) 역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역무원(26)이 선로로 뛰어내렸다.
역무원은 선로를 따라 약 90m를 달린 뒤 끄트머리에서 8m 아래 도로로 또 다시 뛰어내렸다.
당시 승객들은 근처 역에서 발생한 투신사고로 전동차 운행이 약 20분 지연된 것에 항의했는데, 이를 참지 못한 역무원이 “제발 날 좀 그만 내버려두라”며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말한 뒤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승객의 휴대전화에는 선로로 던져진 역무원의 제복과 모자 등이 담겼다.
역무원은 허리와 가슴 등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역무원의 부적절한 행동을 사죄한 철도당국에 이어 투신에 집중한 현지 매체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당국이 해당 역무원에게 징계를 검토 중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그러자 네티즌들이 나섰다.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에서 한 네티즌은 “선로에 뛰어내린 역무원에게만 집중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미 역무원은 승객들의 항의와 폭언 때문에 심리적으로 극한 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상태가 불안정했던 게 분명한데 역무원의 행위만 가지고 처벌을 검토하는 것은 터무니없지 않느냐”며 “실현 불가능한 사항을 요구하는 승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폭언을 퍼붓는 일련의 행동들이 역무원을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원운동의 목적은 역무원 징계 검토를 백지화하고, 사건 원인과 배경 등을 철저히 조사하라는 것”이라며 “관대한 처우와 심리치료를 우선으로 여겨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관사와 역무원이 늘 아이들의 동경 대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원운동에는 지금까지 4만5000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동참했다. 목표인원은 5만명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트위터(@syuyumina_00)·체인지닷오알지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