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 오후 9시쯤 자진출석한 고씨를 상대로 이날까지 밤샘조사를 벌였다.
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 고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들고 다녀 화제가 된 가죽 핸드백 제조사 ‘빌로밀로’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방송화면 캡처 |
검찰은 고씨가 최씨와 10여년간 친분관계를 유지한 점을 감안, 국정개입 의혹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줄 ‘키맨’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06년쯤 한 유흥업소에서 최씨와 처음 만나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스무 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최근 3년 사이 함께 사업을 도모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이 시기에 고씨가 더블루K와 비덱코리아 경영에까지 관여하게 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고씨는 현 정부 들어 ‘문화계 황태자’로 떠오른 CF감독 출신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을 최씨에게 소개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차 전 단장은 최씨와 더불어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의 정점에 선 인물이다. 검찰은 고씨가 문화계와 체육계에 두껍게 구축한 인맥에 주목하고 있다. 고씨는 최근 미르재단 운영을 놓고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최씨와도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감을 품은 고씨가 청와대 문건 유출의 핵심 증거인 태블릿PC를 JTBC에 전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해외로 나갔던 고씨가 귀국과 동시에 자진해 조사를 받은 점에 비춰 검찰과 사전에 ‘교감’을 했을 것이란 이야기도 들린다. 공교롭게 이 사건 핵심 관계자인 고씨는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서 빠졌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