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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로버트 몬다비 와인 탄생 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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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20 22:24:13 수정 : 2016-11-20 22: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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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다비 마스터 오브 와인(MW) 마크 더 베레 방한 인터뷰
50주년 헌정 와인 마에스트로 나왔다

로버트 몬다비 출처=홈페이지
“캘리포니아 와인의 거장, 나파밸리의 황제” (TIME), “21세기 최고의 와인 메이커” (프랑스 미식가 협회), “캘리포니아 와인의 혁명가” (NYT), “성경이나 셰익스피어에 견줄만한 스토리를 가진 존재” (와인스펙테이터). 그에게는 늘 이런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미국 ‘와인의 아버지’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1913∼2008) 얘기다.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전경 출처=홈페이지
그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도 이제 몬다비 가문의 소유가 아니다. 몬다비 일가는 사업 확장 과정에서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몬다비 형제간의 불화 끝에 결국 와이너리는 2004년 세계 최대 주류기업인 컨스텔레이션 브랜드(Constellation Brands)에 넘어갔다.

몬다비의 둘째 아들 팀 몬다비(Tim Mondavi)가 몬다비 가문의 전통과 유산을 이어받아 빚는 오로지 하나의 와인 컨티뉴엄(Continuum)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몬다비 일가는 자신들의 와인에 몬다비라는 이름을 쓸 수 없다.

1978년부터 몬다비 와이너리 와인메이커로 활동중인 주느비에르 얀센 출처=홈페이지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몬다비는 없지만 몬다비는 영원히 살아있다. 몬다비가 와이너리를 세운 그때의 신념이 지금도 몬다비 와인 한병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몬다비의 양조철학을 누구보다 잘 아는 와인메이커 쥬느비에르 얀센(Geneviève Janssens)이 1978년부터 현재가지 그대로 몬다비를 지키며 “와인은 열정(Wine is passion)“이라고 외치던 몬다비의 철학을 전파하고 있다. 

1966년 몬다비가 척박한 미국 나파밸리에 와이너리를 세운지 올해로 꼭 50년을 맞았다. 당시 나파밸리의 와인 생산자는 고작 20여명. 와인의 품질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 나파밸리 와인의 품질 혁신이 몬다비의 손에서 시작됐으니 미국 와인 아버지라는데 이견을 달수는 없다. 몬다비는 나파밸리 와인생산자들에게 고품질 와인 생산을 독려했고 이후 나파밸리 와인너리는 500개로 늘어나며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미국 와인이 몬다비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까닭이다.

몬다비 와이너리 마스터 오브 와인(MW) 마크 데 베레
몬다비 탄생 50년을 맞아 몬다비 와이너리 마스터 오브 와인(MW)으로 활약하는 마크 데 베레(Mark de Vere)씨가 한국을 찾았다. MW는 전세계에 350명 정도에 불과한 최고 경지의 와인 전문가들이다. 미국은 현재 24명을 배출했고 한국에는 아직 한명도 없다. MW중 특정 와이너리에서 소속돼 활동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와 함께 몬다비 대표 와인 4종과 50주년 기념와인을 테이스팅했다. 몬다비 와인은 현재 신동에서 단독 수입한다.

몬다비 대표 와인들
몬다비는 2013년도 포브스 코리아 조사 결과 ‘대한민국 CEO가 가장 선호하는 와인 브랜드’로 선정됐고 백악관 행사에 자주 등장해 ‘백악관 와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몬다비는 어떻게 미국 와인의 아버지가 됐을까. “그는 정말 맨땅에서 시작했어요. 첫 시도는 화이트 와인의 품질 개선이었죠. 당시 나파밸리는 당도가 높은 저가의 소비뇽 블랑을 대량으로 생산하던 시절이었지요. 거친 소비뇽 블랑을 다스리기 위해 오크통을 적절하게 사용해 라운드하면서 드라이한 소비뇽 블랑을 만들었어요”

로버트 몬다비 퓌메 블랑
몬다비는 이 와인의 이름을 기존의 나파밸리 저가 소비뇽 블랑과 구별하기 위해 ‘퓌메 블랑(Fume Blanc)’로 이름을 붙여 정부에 허가를 신청했다. 이미 프랑스에서는 블랑 퓌메라고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Fume는 프랑스어로 훈제된 맛이난다, 스모키하다, 태우다 등의 뜻을 지진 단어로 오크 숙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은 프랑스 루아르 계곡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화이트 품종이다. 소비뇽은 새비지(savage)란 뜻으로 ‘야성적’이란 의미를 지녔다. 이 품종은 단어 그대로 청초한 풀내음이 특징이고 산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퓌메 블랑은 오크 터치의 영향력을 많이 받도록 만든 와인은 아니에요. 새 오크를 많이 사용하지는 않지요. 80%는 사용한 오크를 쓰고 나머지 20%는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숙성해요 . 몬다비가 강조하는 스타일은 너무 과실향이 오버되거나 버거울 정도의 와인을 만드는게 아니라 적절한 과실향, 밸런스가 좋아 부담없이 마실수 있는 와인을 만들지요”.

로버트 몬다비 나파밸리 퓌메 블랑(Robert Mondavi Napa Valley Fume Blanc) 2014는 소비뇽 블랑과 94%, 세미용 6%가 블렌딩 됐다. 레몬 등 시트러스 계열 향이 도드라지는 와인이다. 전송이 압착 방식으로 발효하고 포도껍질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천연 효모를 사용한다. 과실 풍미를 최대한 살릴수 있도록 발효하며 산도 덕분에 입에서 깨끗한 청량감이 느껴지는 퓌메 블랑이다. 

로버트 몬다비 리저브 샤르도네
몬다비의 두번째 시도는 과실 풍미를 드러낼수 있는 절제된 샤르도네다. 미네랄이 풍부한 샤르도네인데 프랑스 새오크를 50%정도 사용하고 오크 풍미가 비교적 적은 오크를 선별해 사용한다. 특이한 점은 오크를 만드는 과정이다. “보통 오크통을 제작할때 불로 그을린 다음 휘어서 만들어요. 이처럼 불에 태운 오크통은 오크 풍미가 매우 강해지죠. 몬다비는 이때문에 뜨거운 물로 제작한 오크통을 사용해요. 불에 그을리는 오크배럴 보다 오크향이 도드라지 않는답니다”. 

로버트 몬다비 나파밸리 샤르도네 리저브(Robert Mondavi Napa Valley Chardonnay Reserve) 2013은 샤르도네 100%다. 몬다비 샤르도네 역시 천연효모를 사용하고 젖산 발효 가미는 너무 많이하지 않는다. 너무 밀키하고 버터리한 샤르도네가 나오기 때문에 약간만 젖산 발표하고 크리스피(Crispy)한 산도가 살아 있도록 샤르도네를 만든다. 캘리포니아 와인이지만 구대륙스타일에 근접한 샤르도네다. 신선한 산도와 리치함의 밸런스가 조화롭다. 잘 익은 배, 레몬의 풍성하고 복잡미묘함, 오크와 헤이즐넛의 풍미가 잘 어우러져있다. 마지막까지 긴 여운을 남기는 와인이다.

로버트 몬다비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밭중 하나로 나파밸리 최고의 포도밭이 몰려있는 오크빌(Oakville)에서도 특별한 최상급 포도밭인 투 칼론(To Kalon) 포도로 만든다. 투 칼론을 가장 아름답다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단어인데 이곳에는 1868년부터 포도나무가 심어졌다고 한다.

“몬다비 카베르네 소비뇽은 전형적인 나파밸리 와인의 캐릭터를 대변하면서도 몬다비가 추구한 과일향과 오크향이 너무 지나치지 않은 와인이지요. 정말 유명한  오크빌 투 칼론 빈야드 포도를 사용합니다. 나파밸리의 다른 생산자 카베르네 소비뇽은 잼처럼 너무 진한 느낌 날수있는데 잘익은 과일과 산도를 적절하게 잘 버무리는게 몬다비 스타일이에요”.

나파밸리는 바닷가쪽으로 가면 샤르도네와 피노누아 포도를 많이 재배하는데 북쪽으로 가면 날씨 뜨거워져 과일이 잘익는다. 이런 기후의 중간지대가 바로 오크빌로 유명한 생산자 밭들이 대부분 여기에 몰려있는 이유다.
 
투 칼론 빈야드는 자갈 입자가 커 배수잘되는 토양인데 단단한 골격을 지닌 타닌과 단단한 산도가 뒷받침되는 집중도가 좋은 포도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투 칼론 포도가 얼마나 뛰어난 품질인지 가격을 보면 알수있다. 몬다비 우드브릿지 와인은 로다이 지역 포도를 사용하는데 포도 1t 가격이 보통 700달러 정도다. 

오크빌 빈야드는 6000∼1만달러로 수직상승한다. 투 칼론 포도는 백스토퍼(Beckstoffer)에서 공급하는데 무려 1t에 3만5000달러에 달한다. 나파밸리 와인중 레이블에 ‘Beckstoffer’가 적혀있으면 최상급 포도로 만들었다고 보면된다. 이미 1890년에 투 칼론 빈야드 와인이 프랑스 와인 경진대회에 출품해 금메달을 딴 기록도 있다고 한다. 이런 투 칼론 포도밭은 전체 면적이 240ha인데 몬다비가 소유한 면적이 180ha로 전체의 75%를 소유하고 있다. 몬다비 와인의 품질이 좋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투 칼론은 오퍼스원도 포도밭을 갖고 있다.  로버트 몬다비는 이런 투 칼론 포도밭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깨닫고 가장 먼저 포도밭을 개척했기에 현재 가장 많은 투 칼론의 포도밭을 소유한 와이너리가 될 수 있었다.

로버트 몬다비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Robert Mondavi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13은 카베르네 소비뇽 87%, 메를로 8%, 카베르네 프랑 5%를 섞었다. 블랙 베리 같은 검은 과일의 풍미가 입안 한 가득 느껴진다. 나무, 모카, 담배, 정향이 잘 어우러지고 풍미가 스민 긴 피니시가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

로버트 몬다비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 투 칼론 빈야드
로버트 몬다비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Robert Mondavi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Reserve) 2012는 카베르네 소비뇽 90%, 카베르네 프랑 7%, 쁘띠 베르도 3%로 만든다. 풍성한 블랙 베리, 블랙 체리, 카시스, 시더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세련됐으면서 파워풀한 와인이다. 진한 블랙 베리, 블랙 플럼, 강하면서도 우아한 탄닌을 지녔다. “2011년은 기후 서늘했고 2013년 가물었다. 2012년 너무 뜨겁지 않고 적당하게 따뜻한 해여서 최상의 포도가 나왔다. 30년 넘게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 카베르네 프랑은 부드럽고 섬세한 느낌을 더해주고 여운이 남는 피니시를 선사했다. 쁘띠 베르도는 좀더 다크한 과일향과 다른 느낌의 탄닌을 제공한다.

몬다비 와인 탄생 50년 헌정와인 마에스트로
로버트 몬다비는 몬다비 와인 50주년을 기념한 로버트 몬다비 마에스트로(Maestro) 2013도 새롭게 선보였다. 메를로 59%, 카베르네 프랑 25%, 카베르네 소비뇽 7%, 쁘디베르도 6%, 말벡 3%를 블렌딩했다. 몬다비가 레드 와인에 메를로를 선택한 것은 물론, 메를로를 주품종으로 만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보로도 스타일의 블렌딩인데 몬다비로서는 전혀 새로운 시도인 셈이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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