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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0년… 세계는 위기이자 기회”

입력 : 2017-02-18 03:00:00 수정 : 2017-02-17 19: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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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까지 세계 변화 전망한 정세 보고서 / 美국가정보위, 대선 있는 해마다 작성 출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지음/박행웅, 박동철 등 옮김/한울/1만5500원
글로벌 트렌드 2035/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지음/박행웅, 박동철 등 옮김/한울/1만5500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 보고받은 세계 정세 보고서가 책으로 나왔다.

보고서는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16개 정보기관을 통할하는 미국 국가정보장(DNI)의 산하 기관인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작성했다. 2000여명의 정보요원이 1년여간 현장 방문해 취합 분석한 보고서다. 미국 대선이 있는 해마다 향후 20년간의 세계를 전망해 작성된 보고서로 4년 만에 나온 것이다. 제목이 ‘글로벌 트렌드 2035’인 이유다. NIC는 1997년 ‘글로벌 트렌드 2010’이란 제목으로 처음 냈고 이번이 여섯 번째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향후 5년간의 예측을 추가한 것이 이전 보고서와는 다른 특징이다.

보고서가 내다본 세계의 미래는 위기로 가득하다. 향후 5년간의 위기 예측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인류 역사가 그러했듯 위기만큼의 기회와 가능성도 보인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우선 우리에게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전망이 눈에 띈다. 책에 따르면 김정은은 안보와 위신, 정치적 정통성을 확보하고자 핵보유국으로 확실히 인정받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할아버지(김정일)나 아버지(김정일)와 달리 비핵화 협상에 참여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이미 2012년 노동당 규약에 북한의 핵보유를 명문화했으며, 2016년 노동당 대회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베이징은 계속 평양과 관련해 전략적 난제에 부닥칠 것이다. 평양의 행동이 미군의 역내(한반도, 일본) 주둔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중국의 주장을 손상시킬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베이징의 대북 접근법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런 안보적 배경에도 베이징, 서울, 도쿄는 계속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하게 될 것이다. 향후 5년간 한일 안보 관계는, 얼마간 진전은 있겠지만 심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이 대북한 제재를 망설이는 데 실망한 서울은 중국이 중요한 경제적 동반자일지라도 도쿄, 워싱턴과 협력을 추구할 것이다.

‘글로벌 트렌드 2035’는 지난해 11월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작성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한 정보 문건으로, 세계 변화 추세를 다양하게 보여준다. 달에 건설한 기지와 지구 모습(위쪽), 자율주행 자동차의 운전석 모습(아래 왼쪽), 바닷속을 달리는 고속도로.
한울 제공
일본은 역내 외교안보 문제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일본 경제는 전반적인 침체에도 여전히 세계 세번째로 크며, 쇠퇴하는 인구에도 고령인구는 물질적으로 더 잘살 것이다. 일본은 더욱 군비 확장을 추구할 것이며 떠오르는 인도와 경협을 통해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이다.

앞으로 중국의 정치력은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중국의 가장 큰 정치적 시험은 활동적인 대중을 만족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활동적인 대중은 사회적 안정성이나 중국 공산당의 통제를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점점 더 힘을 키울 것이다. 활동적인 대중이란 책임 있는 정부와 사회적 이동성, 지속적인 성장을 요구하는 대중을 가리킨다.

중국은 2015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나 일대일로(신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소홀하면 국가적 위신이 손상될 것이다. 20년 후인 2035년쯤이면 인도의 인구는 15억8500여만명으로, 중국 14억명을 훌쩍 넘을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3억명을 돌파하면서 인구 대국, 자원 부국이 될 것이지만 정치력이 미지수다.

향후 5년간 미국은 경제적, 사회적 회복력을 시험받게 될 것이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사회와 계층의 분열이 확산할 것이다. 임금은 정체되고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아메리칸 드림’은 도전받게 된다. 그럼에도 미국은 혁신 노력과 적절한 수준의 인구구조, 유연한 금융시장, 모험심 등의 회복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특히 이민 문제와 관련, 특정 인종이나 민족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삶과 자유 행복을 추구하는 포용적 이상에 기반을 두고 건국되었으며, 이는 분열을 관리하는 중요한 강점이라고 풀이했다.

우리말로 옮긴 박동철 정보전문가는 “미 국가정보위원회의장이 서문에서 밝혔듯이 NIC가 생산해낸 정보 중 유일하게 비밀 분류가 안 된 정보보고서”라면서 “그 이유는 미국이 향후 정책 개발에 응용하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옮긴이 박동철씨는 이전 네 번째 판부터 직접 작성에 참여한 한국 분야 전문가다. 국내 정책 당국자는 물론 일반 연구자에게도 도움될 것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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