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에서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사진)는 특별사면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치판으로 끌어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변호사는 24일 뉴시스에 특사 결정에 “만시지탄”이라며 “지금 사면을 단행하게 된 원인이 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치적 이유”라며 “의도 자체는 국민 대통합이니 뭐니 하지만 그야말로 표면적인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 본인은 사면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3월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안위를 걱정해 사면을 단행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퇴임한 뒤 어떻게 되는지 이미 전직 대통령들이 보여줬다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대해선 “아무도 예상할 순 없지만, 그가 얘기한 ‘배신의 정치’, 일종의 ‘아사리판’에 대해서 많은 걸 느끼지 않았겠느냐”라고 짐작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특별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인 셈이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박 전 대통령을 정치판에 끌여들여 이득을 노리려는 사람은 양심에 물어보라”며 “정치적 이해나 권력 유지, 한 자리를 하는 데 도움이 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는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사면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선 쓴소리를 늘어놨다.
이 변호사는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처벌, 탄핵의 직접 당사자”라며 “광주 사태를 전두환 전 대통령이 풀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윤 후보 본인은 어떤 해법도 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심판의 대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윤 후보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건강이 안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과거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를 불허한 데 대해서는 “형집행정지위원회의 결정을 검사장이 따르게 돼 있기 때문에 위원회와 전문가가 사유가 안된다고 해 따른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복당 여론에 대해서는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고 에둘러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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