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클래식 르네상스를 열며 애니메이션 역사를 다시 썼던 기념비적인 작품 ‘미녀와 야수’가 라이브 액션 실사영화로 돌아왔다. 빌 콘돈 감독이 연출한 2017년판 ‘미녀와 야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말레피센트’ ‘정글북’ 등 디즈니 라이브 액션의 성공계보를 이을 만한 기대작으로 꼽힌다.
1991년 개봉한 동명의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는 애니메이션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했다. 당시 흥행 수익 1억달러를 넘긴 첫 애니메이션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4억2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또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 뮤지컬로 만들어져 13년 동안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20개 이상의 나라에서 8개 언어로 공연되었다. 이밖에도 그림책, 만화책, TV시리즈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나이와 국경을 초월하며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가 첨단기술에 힘입어 빌 콘돈 감독의 실사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황금촛대, 시계, 주전자 등 원작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리얼하게 구현해 반가움을 더한다. 올댓시네마 제공 |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벨 역할을 맡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헤르미온느’ 엠마 왓슨이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빛나는 비주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활동을 통해 보여준 지성미와 진취적인 태도가 극중 벨의 모습과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4살 때부터 ‘미녀와 야수’의 광팬이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는 엠마 왓슨은 “대사와 노래를 다 외웠을 정도였다”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여성 캐릭터 중 꿈을 가진 진취적인 아가씨 벨을 가장 좋아하는데, ‘야수’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이 멋졌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1000여명의 스태프가 만들어 낸 27개의 초대형 세트는 웅장함을 그대로 전하며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벨이 사는 마을 ‘빌네브’ 또한 세트다. 제작진은 남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영감을 얻고, 원작자 가브리엘 수잔 바르보 드 빌네브의 이름을 땄다.
무도회장에는 베르사유 궁전의 샹들리에를 참고해 만든 10개의 유리 샹들리에를 설치했고, 독일 베네딕트 수도원 천장의 패턴을 사용했다. 야수의 성에도 9m 높이의 얼음 게이트와 2만개나 되는 고드름을 내걸었다.
“원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오마주로 노란색을 쓰는 것은 처음부터 결정된 사항이었다”고 밝힌 재클린은 “무도회장 바닥의 로코코 양식과 일치하는 황금 나뭇잎 모양의 패턴 프린트를 넣고 2160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가미해 장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영화 속 옷장(오드라 맥도날드)이 벨의 침실 천장에 있는 금박을 가져다 드레스 위에 뿌리는 장면에서 표현된다.
세계적인 톱가수들이 참여한 OST의 감동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오프닝 곡 ‘벨(Belle)’을 시작으로, 벨과 야수의 듀엣곡 ‘섬싱 데어(Something There)’, 유쾌한 리듬의 ‘비 아우어 게스트(Be Our Guest)’ 등 전설의 명곡들이 흘러 나온다. 벨과 야수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타이틀곡 ‘뷰티 앤드 더 비스트(Beauty and the Beast)’는 올해 아카데미 주제가상과 그래미어워즈 연주곡부문 최우수상 등을 휩쓸며 세기의 명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원작 애니메이션 주제곡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세계적입 팝 디바 셀린 디온이 26년 만에 가세해 엔딩크레딧송 ‘하우 더즈 어 모먼트 라스트 포에버’를 불러 화제를 모았다. 아리아나 그란데와 존 레전드가 함께 부른 주제곡 ‘뷰티 앤드 더 비스트’ 역시 또 한 번의 전설을 예고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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