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계절인 여름을 맞아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평창대관령음악제, 원먼스 페스티벌이 풍성한 잔치 한마당을 연다. 사진은 지난해 평창대관령음악제와 2015년 원먼스 페스티벌 공연 모습. |
평창대관령음악제는 200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처음 시작됐다. 그런 만큼 올해는 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오는 26일 개막 공연이 ‘한중일 콘서트’라는 부제로 열린다. 평창동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 등 아시아권에서 이어지는 올림픽 대회를 문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키기 위한 바람을 담았다. 한국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피아니스트 손열음, 중화권에서는 첼리스트 지안 왕, 비올리스트 헝 웨이 황, 일본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마유 기시마 등 세 나라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눈에 띄는 공연은 프로코피예프의 코믹 오페라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한국 초연이다. 마린스키 오페라단과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르며 조르벡 구가에브가 지휘한다.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또 국립합창단과 협연으로 러시아 오페라 발췌곡과 민요, 차이콥스키 ‘모스크바 칸타타’ 등 러시아 향취가 진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현악사중주단인 보로딘 콰르텟도 처음 참여한다.
이번 음악제에 이어 연말과 내년 연초에도 다양한 올림픽 기념 공연이 열린다. 김성환 강원문화재단 이사장은 “11~12월 미국 뉴욕과 워싱턴, 독일 드레스덴, 오스트리아 빈 등 해외 4개 도시에서 ‘뮤직 프롬 평창’이라는 특별 투어를 올린다”며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다양한 음악회를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3회째인 원먼스 페스티벌은 부제를 ‘일상에 살아 있는 예술(again, Arts Alive)’로 정했다. 심리·물리적으로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하는 공연이 아니라 숨쉬듯 자연스럽게 음악을 즐기자는 취지다. 음악과 관객의 거리를 좁히는 공연이 한 달 내내 펼쳐진다.
우선 연주자와 관객의 벽을 허무는 ‘하우스콘서트’가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을 비롯해 함안문화예술회관, 울주문화예술회관 등 지역 공연장에서 열린다. 하우스콘서트는 피아니스트 박창수가 2002년부터 시작한 공연으로 원먼스 페스티벌의 모태가 됐다. 관객은 의자가 아닌 마룻바닥에 앉고, 연주자와 거리도 1∼2m에 불과하다. 연주자의 숨소리, 땀방울을 느끼고 눈빛까지 마주칠 수 있는 공연이다.
안방에서 편하게 음악제를 감상하는 ‘내 손안의 무대’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음악가가 집이나 스튜디오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약 30분 동안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한다. 피아니스트 이경숙,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 비올리스트 이한나, 해금 연주자 강은일, 소리꾼 장사익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참여 연주자들은 31일까지 계속 추가돼 유동적이다. 전체 축제의 절반이 페이스북 라이브 콘서트로 꾸려질 예정이다.
또 전국 24개 초등학교로 음악가들이 찾아가는 ‘스쿨 콘서트’가 진행된다. 해외에서는 주영국한국문화원, 주스페인한국문화원,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을 비롯해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 뉴욕 타임스스퀘어광장, 볼리비아 테아트로 그랑 마리스칼 등에서 공연이 열린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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