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는 “포항 앞바다에서 꽤 자주 지진이 났지만 내륙에서는 거의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내륙에서 지진이 일어난 건 상당히 특이한 일”이라고 전했다.
경재복 한국교원대 교수(지구과학교육)도 “우리나라 동남부에 중규모의 지진이 1년여 만에 또다시 발생한 것은 과거에는 없던 현상”이라며 “이 일대 지각 활동이 상당히 활발해졌고 평소와는 확실히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북동-남서 방향으로 갈라진 주향이동단층에서 발생했다는 정도다. 주향이동단층은 두 개의 단층이 위·아래가 아니라 옆으로 서로 엇갈리는 구조를 말하는데, 지진파형을 분석하면 알 수 있다. 경주지진 역시 주향이동단층에서 일어났다.
이번 포항 지진을 경주지진과 연관지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홍 교수는 “경주지진 발생 이후 경주를 중심으로 북북동-남남서 방향과 그 수직 방향으로 응력이 증가하고 있다”며 “오늘 지진이 난 곳도 그 연장선상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주향이동단층에서는 단층이 서로 비껴나가는 방향으로 에너지가 가장 많이 쌓이고, 그런 에너지 집중이 90도 방향에서 다시 한번 일어난다. 이번 포항지진은 단층이 서로 어긋나는 방향에 놓여있다.
수직 방향으로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수원에서 일어난 규모 2.3의 지진을 예로 들 수 있다. 규모는 작지만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처음 발생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이진한 고려대 교수는 “경주와 포항이 거리가 있는 만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주와 포항 두 지진 발생지는 43㎞ 떨어져 있다. 경 교수도 “동남부 지각에 응력이 축적돼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주지진과 연관지어 설명하기란 만만치 않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경주지진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양산단층의 북쪽 지류에 있는 장사단층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 문제는 앞으로 경북에서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홍 교수는 그동안 역사 지진 등을 근거로 규모 6.0, 규모 7.0의 지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역사기록물을 토대로 재분석해보면 1518년, 1546년, 1803년에 규모 7.0의 지진이 한반도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기상청은 “아직 과학적인 방법으로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늘 지진을 근거로 더 큰 강진을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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