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서울변회는 무슨 이유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두 달이 다 돼 가도록 진정 내용의 조사와 확인에 있어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변회와 복수의 법조계 인사 등에 따르면 소속 원로 변호사 A씨는 지난 10월 말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 낯선 여성을 불러들여 성관계를 가지던 중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여성 변호사 B씨에게 발각됐다.
B씨는 A씨의 행위가 ‘변호사로서 품위유지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판단, 서울변회에 A씨에 대해 진정을 제기했다. B씨는 현재 자신 또한 성희롱의 피해자라는 생각에 불쾌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서울변회 내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인데, 추가조사를 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결과가 언제 나오느냐는 기자의 질문엔 “더는 이야기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찬희 서울변회장은 이에 대해 세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A변호사가 조사위원회에 회부된 시기는 지난 11월로 알고 있고 아직 조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조사위원회의 결정에 회장이 관여하지 않아 진행 상황에 대해선 보고받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변회는 A씨 관련 진정에 대한 취재가 본격화하자 그제야 부랴부랴 조사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진정을 접수한 직후 피진정인 A씨에게 서면 답변서를 제출받는 데 2주가량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다 보니 조사위원들이 각자의 주장을 확인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렸다”고 덧붙였다.
피진정인 A씨는 현재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A씨는 제기된 진정에 대해 “사무실에 여성을 불러들인 적이 절대 없다”며 펄쩍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는 이날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 변호사의 사무실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이어 직접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사무장으로부터 “A씨가 출근하지 않았고 언제 올지도 모르겠다”는 답변만을 들을 수 있었다.
서울변회는 2007년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변호사 단체로, 등록 회원 수가 1만7000명에 육박하는 대한민국 대표 변호사단체인 변협의 지회이다. ‘정의의 붓으로 인권을 쓴다’는 문장을 표어로 삼고 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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