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포항시에 따르면 미국, 스위스, 일본, 뉴질랜드 등 4개국 전문가 5명과 국내 전문가 9명, 자문위원 2명 등으로 구성된 지열발전소 정밀조사단이 6일 방문해 지난해 11월 발생한 규모 5.4 지진과 지열발전소의 연관성을 찾는다.
정밀조사단은 방문 후 지진 및 지열발전소 등 현장을 답사했다. 8일에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조사 착수 언론브리핑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조사단은 땅속으로 구멍을 깊이 파는 시추와 지열발전소 아래에 있는 단층을 확인하는 어려운 작업으로 조사 기간이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조사단은 조사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바젤의 경우 조사 기간이 3년 소요되기도 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에 위치한 지열발전소 모습. 포항시 제공 |
조사단의 상시 자문단으로는 처음 의혹을 제기한 고려대 이진한 교수와 연세대 홍태경 교수가 맡는다. 포항 지진 이후 이진한 고려대 교수는 지진 원인 중 하나로 지열발전소를 거론했다.
수십 년 전부터 지열발전소를 운영한 미국 등 국가에서는 지열발전소가 땅에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단층에 자극을 줘 소규모 ‘유발지진’(Induced Earthquake·인간의 경제적 행위가 초래하는 지진)’을 일으킨 사례가 있다.
포항 지진 진앙과 가까운 흥해읍 남송리 일대에는 국내 처음으로 ㎿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 개발의 하나로 4㎞ 땅속 지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지열발전소 건립이 추진됐으나 지진 연관성 의혹으로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포항시는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연관성이 제기된 이후 지속해서 지역발전소 폐쇄를 요청했다. 시는 특히 지진 발생 이후 지열발전소 가동이 전면 중단된 지난해 11월 말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연관성이 있을 시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여인욱 전남대 교수는 “모든 시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과학자적 양심으로 철저하고 명백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번 조사가 우리나라의 첫 사례이고 세계적으로도 관심과 이목이 쏠린 만큼 역사적 의식을 갖고 조사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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