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에 대한 의심을 가장 먼저 드러낸 이는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진보 측 인사로 알려진 고은·이윤택 등의 성추문이 불거지자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미투 운동이 진보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는 공작에 이용될 것”이라고 예언해 논란을 낳았다. 지난 9일에도 김어준은 “안희정에 이어 봉도사(정 전 의원)까지…. 이명박 각하가 (관심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제가 공작을 경고했는데 그 이유는 미투를 공작으로 이용하고 싶은 자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라며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10일 자신을 겨냥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나오자 의원직에서 전격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정치권 미투 뒤에 ‘재계’와 ‘언론’이 연루돼 있다는 음모론도 등장했다. 이 같은 음모론에 여성단체들은 미투 운동의 의미가 정쟁과 의심으로 퇴색돼선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미투를 정략으로 몰아가거나 자기 진영에 유리한 논리로 해석하는 것은 심각한 성폭력 문제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자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하며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정치권이나 진영은 사실 희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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