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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신분 상승 사다리 사라진 이유는?

입력 : 2018-04-14 03:00:00 수정 : 2018-04-13 20: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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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촘스키 지음/유강은 옮김/이데아/1만7000원
불평등의 이유/놈 촘스키 지음/유강은 옮김/이데아/1만7000원


21세기 청년들에게 신분 상승의 계층 사다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과장인가.

부와 가난은 대부분 그대로 후대에 대물림된다. 올해 구순인 진보 언어학자 놈 촘스키가 불평등의 이유를 분석한 책이 나왔다. 미국판 원제목은 ‘Requiem for the American Dream’(아메리칸 드림의 진혼곡).

촘스키는 “지금 불평등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라며 “이는 0.1%의 초부유층에서 기인하며, 국가 정책이 전체 국민의 의지와는 정반대로 부유층에 막대한 이익을 주는 쪽으로 수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촘스키가 지적한다. 미국의 국가 기틀을 세운 헌법은 한편으로는 자유와 평등, 새로운 세계에서 누구나 꿈을 펼칠 기회를 약속한다. 헌법은 그 이면에서 교묘하게 부와 권력의 불평등에 바탕을 둔 체제를 지키려고 했다. 열심히 일하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일반 대중은 근면하게 일하면서도 불평등 해소를 요구했다. 그럴 때마다 부와 권력은 이데올로기를 형성하고, 동의를 조작하며, 이런 요구와 운동에 반격을 가했다.

촘스키는 걸핏하면 자본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핏대를 세우는 부자와 권력자들의 허위와 위선을 폭로한다. 그들은 곤경에 빠지는 즉시 국가로 달려가서 납세자의 돈으로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 역시 IMF 외환위기를 통해 납세자들의 돈이 어떻게 재벌 기업의 주머니로 흘러들어 가는지 지켜보았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보장된 부와 권력의 집중은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촘스키는 “연대하면 불평등이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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