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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축구사 다시 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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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8 19:20:54 수정 : 2018-06-28 17: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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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전 승리후 기쁨의 눈물 쏟아내 / 4년전엔 벨기에戰 패배 아픔 삼켜 / 이번 대회 2골… 월드컵 통산 3골 / 과거 병역 특례 기회 번번이 놓쳐 / 자카르타 亞게임 출전 여부 관심 2014년 6월 27일 한국과 벨기에와의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0-1로 무릎을 꿇은 한국축구대표팀은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받아들고 돌아와야 했다. 당시 대표팀 막내이던 손흥민(26·토트넘)은 홍명보 감독 품에 안겨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당시 손흥민은 “막내로서 형들에게 정말 많은 걸 배웠다”며 “내가 해야 할 몫을 못 해냈다. 팀 성적이 안 좋았을 뿐 아니라 개인적인 기대에 스스로 못 미쳐 속상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눈물, 다른 의미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8일 열린 독일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감격에 겨운 듯 울먹이고 있다(왼쪽 사진). 4년 전 대표팀 막내였던 손흥민은 1무2패로 탈락한 뒤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뉴시스·연합뉴스
4년 전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면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로 눈가를 적셨다. 28일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의 최종전. 여전히 그는 대표팀에서 어린 축에 속하지만 부상으로 빠진 기성용(29) 대신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와 세계 최강 ‘전차군단’ 독일을 무너뜨리며 세계 축구사를 다시 썼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그는 대표팀 내에서 누구보다 독일을 잘 아는 선수다. 이 때문에 그는 경기 후 “어린 시절 자라며 꿈을 키운 독일을 상대로 경기하는 게 인생의 꿈이었고 이기는 게 소원이었다”고 행복해했다.

27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대한민국-독일의 경기, 한국이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손흥민은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컸다. 부담감을 선수들이 나눠 가져준 데 대해서 고마웠다”며 “목표는 더 높은 곳이었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우리 팀이 그렇게 약하다는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도 팀도 더 좋아졌다. 아직도 월드컵은 두렵지만, 이 경기에 만족하지 않고 4년 뒤, 8년 뒤 발전한 모습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럴수가 … 한국 축구대표팀이 28일 독일과 맞붙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의 선취골이 들어간 뒤 독일 골키퍼 노이어가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카잔=TASS연합뉴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2골을 넣었다. 멕시코전과 독일전에서 각 1골씩 넣은 그는 4년 전 알제리전 골까지 더해 월드컵 본선 통산 3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손흥민은 안정환, 박지성과 함께 한국 선수 월드컵 본선 최다골 기록자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또 유상철에 이어 월드컵 두 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두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지난 2014년 6월 2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한국과 벨기에 경기를 마친 뒤 홍명보 감독이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4년 동안 손흥민은 훌쩍 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누비던 그는 ‘꿈의 무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자리를 옮겨 득점 등 아시아 선수 관련 기록은 모조리 새로 쓰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한국을 상대하는 모든 팀들의 ‘경계 1순위’로 꼽히며 집중 견제당했다. 이제 손흥민은 러시아월드컵을 계기로 아시아 최고 선수를 넘어 월드클래스 급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흥민의 시선은 이제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향한다. 그가 톱클래스 선수로 우뚝 서려면 병역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이 절호의 기회다. 손흥민은 병역 특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번번이 놓쳤다. 2012년 동메달을 따냈던 런던올림픽 때는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했고, 2014년 금메달을 획득했던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소속팀(레버쿠젠) 차출 거부로 합류가 무산됐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신태용 감독의 호출 덕분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했으나 8강에서 탈락해 혜택을 받지 못했다. 오는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선발돼 금메달을 따내면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8월이면 EPL이 개막하는데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차출 허락 여부가 관건이다. 김학범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의 출전 의지가 강하다”면서도 “(소속팀 허락 여부는) 민감한 부분인데 축구협회에서 잘 조율해 줄 것이다. 전반적으로 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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