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은 사실상 미국의 선전포고로 발발했다. 미국은 동부 표준시 기준 6일 0시1분(한국시간 6일 오후 1시1분) 당초 예고한 500억달러(약 56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중 340억달러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 부과조치를 발효했다. 160억달러 규모의 284개 품목에 대해서는 2주 안에 부과하기로 했다. 세계의 관심이 비등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세부과 방침을 확인했다. 그는 “이것은 오직 중국에 대한 것”이라며 타깃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우선” 외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몬태나주 그레이트폴스 중간선거 유세에서 ‘다시 한번 위대한 미국을 만들자’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그레이트폴스=AFP연합뉴스 |
중국 상무부는 앞서 미국의 관세 부과조치 직후 미국과 동일한 34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농산물, 자동차 등 545개 품목에 25%의 보복관세 부과조치를 강행했다. 상무부는 이날 낮 12시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국가 핵심 이익과 국민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담화에서 “미국이 WTO 규정을 위반하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며 “(미국의) 이런 관세부과 행위는 전형적인 무역 폭압주의”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발효하며 본격적인 미-중 무역전쟁에 돌입한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상승으로 장을 마감한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257.55)보다 15.32포인트(0.68%) 오른 2272.87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94.05)보다 14.84포인트(1.87%) 오른 808.89에 마감했다. |
G2가 단기간에 치킨게임의 종료를 선언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자국민과 세계가 지켜보는 전쟁에서 먼저 기권을 선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나라는 지난 3월 이후 4개월 동안 선제공격과 맞대응을 반복했던 양상을 앞으로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백운규 장관 주재로 실물경제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며, 기획재정부도 관계기관 합동점검반회의를 열었다.
워싱턴·베이징=박종현·이우승 특파원, 엄형준 기자 bal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